“내년 의료수가 3%대 인상되면 사실상 적자경영이 불가피하다”
병원계가 공단과 의약계간 수가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형병원들은 낮은 수가인상에다 내년에 식대를 포함한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되면 경영난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 위기의식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A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15일 “올해 의료수가가 2.99% 인상됐는데 이것이 병원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1.3%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내년도 수가는 최소한 7~8% 인상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대부분 병원의 인건비 비중이 전체 수입의 50% 내외를 차지하고, 여기에다 재료대 등의 원가 상승, 병원 재투자비용 등을 감안하면 비용 증가분이 3~4%에 달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수가가 7~8%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B대병원 관계자 역시 “내년 의료수가를 3%대 인상한다는 것은 병원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모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적정 수가를 보장해야 국민 의료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고,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데 물가인상률과 비교하더라도 3%대 인상은 너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대형병원들은 식대를 시작으로 PET, 초음파 등 병원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이 줄줄이 급여화를 앞두고 있어 수가협상에 더욱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C의료원측은 “현재 산하병원 모두 인건비와 원가 상승으로 6~7년 전부터 식대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정부가 내년도 급여로 전환하면서 원가를 보존해 준다면 몰라도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수가를 정하면 대학병원은 위기에 몰릴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각종 비용 상승과 함께 비급여의 급여전환이 실행되면 내년도 수가를 3% 선에서 인상하더라도 상쇄하고 나면 수가를 내린 것과 다르지 않아 내년에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