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보험 수사와 관련해 의료계의 원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허위 청구에 대해 처벌한 것인데 왜 반발 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경찰 수사망에 오른 개원의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자보 허위청구 혐의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 서울의 A병원 L원장은 "진료를 하지 않고 건강보험 급여를 허위청구하다 당국으로부터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자보는 진료를 하고도 고발을 당해 억울하다"고 밝혔다.
L원장은 "자보로 고발당한 내용을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다"며 "부당청구된 금액만을 봐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경찰에서 지적하는 부당청구 금액은 계산 시행착오로 인해 사건 1건당 발생한 금액이 보통 약 1천원에서 1만원 정도로 이를 평균으로 보고 5년간의 청구건수를 곱해 계산한다는 게 L원장의 설명.
L원장은 "이러한 금액이 한꺼번에 계산되니깐 무려 5천만원 이상이 돼 완전 사기꾼으로 몰리고 있다"며 "사실상 자보진료비에 대한 청구경위를 이해하면 이런 계산을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보진료비를 청구하면 보통 청구한 진료비의 10% 이상을 보험사가 삭감하고 이에 대해 의료기관과 이의조정하고 이를 보험사와 합의해야 진료비를 받을 수 있는 실정"이라며 "보험사가 조정한 내용을 다시 고발하는 것은 비도덕적인 행위"라고 못 박았다.
자보 수사는 환자의 외출 사항도 포함돼 인권문제도 지적될 수 있다.
L원장은 "경찰에서 환자의 GPS(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위치 기록을 진료시간과 비교했다"며 "GPS 자료들은 실제 손보사에서 다 넘겨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보 수사 명목으로 환자의 동의없이 위치이동 내역을 기혹하는 것 자체가 인권유린"이라며 "환자의 필요에 따라 간단한 외출을 허용해줬을 뿐인데 이를 고발하면 사실상 병실을 교도소로 만들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와 함께 손보사가 진료비 부담 등을 이유로 진료시기를 조절하고 있어 자보환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L원장은 "삼성화재는 환자가 심한 두통을 호소해 뇌 모세혈관 검사로 MRI 혹은 CT를 촬영하려고 하면 다른 진료를 2주일한 후 치료가 진척되지 않을 경우에만 이를 시행하라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보수사는 연례행사처럼 이루어지는데 자보환자를 보는 병의원들을 보면 5년에 한 번씩 경찰수사망에 오르고 있다고 한다.
L원장은 "최근 자보수사 망에 오른 병의원들을 보면 5년에 한 번씩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는 자보 중 50%를 차지하는 삼성화재가 해마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언론에 부당청구에 관한 정보를 흘려 의료계를 사기꾼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삼성화재의 행태를 막기 위해 L원장은 "일단 의료계가 단합해 병의원급에서 삼성화재 손보환자만을 보이콧하고 이와 관련된 사항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은 자보수사망에 오른 병의원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자보 수사망에 오른 B병원 K원장은 "자보 조사를 받다보면 허위청구하는 게 어처구니 없다"며 "진료 차트를 확인하지도 않고 환자와 손보사의 말을 믿고 의사들을 사기꾼으로 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K원장은 "특히 주사 맞은 수, 식사수 등을 환자의 진술에만 맡겨 피해를 볼 뻔했다"며 "실제 3일간 직접 진료를 해준 환자인데 경찰에서는 의사를 만난 적이 없다고 진술해 대면과 함께 간호사가 증인이 돼 억울함을 벗었다"고 말했다.
C병원 J원장의 경우 "자보를 보는 병의원들의 현시점은 자보진료비 삭감과 함께 허위부당청구로 사기죄로 고소되고 있는 형편"이라며 "점점 자보를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의사들이 인기과로만 몰려 또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L원장처럼 자보수사와 관련해 의협이 나아갈 방향 즉, 삼성화재 보이콧에 대한 시행방안을 체계적으로 잡고 의사들의 단결된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