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을 예방하는 첫 번째 덕목은 ‘고객 감동’의 자세로 진료에 임하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김경례 과장은 최근 연세의대 영동세브란스병원이 연 ‘의료분쟁 예방 세미나’ 특강에서 병원과 의사가 의료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갖춰야 할 7가지 덕목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김경례 과장은 이날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환자를 다양한 인격체로 보고 고객 감동의 자세로 진료에 임하라’고 주문했다.
또 김 과장은 ‘설명의 습관화’를 꼽았다. 환자 눈높이에 맞춰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해 신뢰감을 형성하라는 것이다.
이날 김 과장은 실제 의료분쟁 사례를 예로 들면서 설명 의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한 남아(6)가 좌측 고환 통증으로 복통, 구토, 설사를 해 다음날 오전 A대학병원 응급실에게 방사선촬영을 받았다.
A대학병원은 장염 진단을 내리고, 고환 탈장일 수 있으니 2일분 처방약을 복용한 후 통증이 심해지면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러나 A대학병원은 다음날 좌측 고환 염전으로 진단하고, 양측 고환 고정술을 시행했지만 환자의 좌측 고환내 혈액순환이 관찰되지 않아 결국 한쪽 고환을 소실하고, 인공고환으로 대체했다.
이로 인해 의료분쟁이 발생했고, A병원은 조사결과 의료사고의 책임이 일부 있었다는 것으로 결론 났다.
응급실에서 고환염전 가능성을 진단하지 못하고, 환아가 호소한 특이 증상이 진행될 경우 그에 따른 추적관찰 및 검사, 응급수술 필요성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환염전을 진단한 후 최대한 빨리 수술해 고환을 보존했어야 했지만 환자가 금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술을 6시간가량 지연한 것에 대해서도 ‘보호자에게 환자 상황을 사전 설명을 한 후 동의 아래 수술을 시행했어야 했다’는 것으로 의사 책임을 물었다.
김경례 과장은 “의사가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확하게 상황설명을 했어도 이런 문제가 의료사고로 비화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과장은 의료사고 예방책으로 기본진료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환자의 호소내용을 포함한 5가지 문진과 기초검사를 하고, 환자 상태를 잘 기록해 진료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과장은 “적극적인 협진을 통해 팀 동료의식을 가져야 하며, 진료과마다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원할한 협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 과장은 다른 병원, 동료의사 진료에 대해 비난하면 환자 불신을 초래하고, 분쟁의 원인이 된다며 ‘말조심’을 당부했다.
김 과장은 보수교육과 새로운 기술 및 지식을 배우는 연찬의무를 소홀히 해선 안된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