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전문적인 시술이 필요 없는 간단한 레이저 시술이 덤핑화 되면 가격 경쟁을 피해가기 어려운 것 아니냐. 나 또한 의료시장 가격경쟁에서 예외라고 말할 수 없다.”
만약 주변에 가격 경쟁을 초래하는 의원이 문을 열면 어떻게 대처할 거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개원의는 동일한 답변을 내놨다.
개원의들은 불황을 탈출하기 위해 비보험 진료를 늘려가고 있지만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결국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원가에 비보험 진료가 증가함에 따라 덤핑화가 가속화되고 이는 결국 필요이상의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비보험 진료를 시작한 지 8개월 된 내과의원 김모 원장은 피부노화 예방 레이저 시술을 시작할 때는 소신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최근 주변 의원들도 비보험 진료를 도입하면서 가격경쟁이 시작돼 골치만 아파졌다.
김 원장은 “최근 주변에 한 내가 개원하면서 우리 병원과 동일한 시술을 가격을 낮게 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며 “얼마 전 환자가 찾아와 주변 병원과 가격비교를 하면서 할인을 요구해 어쩔 수 없이 환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맞춰줬다”고 털어놨다.
강남에 위치한 비만클리닉 김모 원장에 따르면 IPL이 초기도입된 3~4년 전만해도 200~300만원을 호가하던 것이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매해 100만원씩 가격이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30~40만원대로 내려갔다.
비만클리닉에서 주로 시술하는 지방흡입 또한 2~3년전 부위 당 600~800만원까지 받던 것이 최근 가격경쟁이 심한 곳은 300~400만원으로 절반까지 차이가 난다.
김 원장은 "경쟁으로 비보험 진료가격이 많이 떨어졌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입소문이 나서 환자가 늘어난다면 개원한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일대 누군가가 덤핑을 시작한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경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다만 자정 정화능력이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과천에 위치한 B피부과 조모 원장은 피부과 이외 타과에서 피부 관련 시술을 하면서 가격경쟁이 가속화됐다고 주장했다.
조 원장에 따르면 얼마 전 비뇨기과, 산부인과에 IPL레이저가 확산되면서 이미 덤핑화 됐고 최근 들어서는 플락셀 레이저가 증가하고 있어 머지않아 덤핑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조 원장은 “피부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타과 개원의들이 많이 구매했다는 소식이 있는 의료기기에 대해서는 구매조차 꺼릴 정도”라며 “신제품 의료기기 결정 기준이 타과 개원의들이 도입하는 기기냐 아니냐가 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