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에 별도의 의예과를 둘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의대 학장들의 요구에 대해 반대의견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일부 의학전문대학원들은 과거 의예과 때보다 우수한 인재가 적은 게 사실이지만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내다보고 2+4학제와 4+4학제를 병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 박았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7일 의대학장협의회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했거나 전환 예정인 학교에 대해 모집인원의 50% 한도 내에서 의예과 또는 일반학부 형태로 고교 졸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의견서와 관련,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8일 “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이 별도로 의예과를 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2009년까지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해 보고, 2010년 의학교육을 일원화할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면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대학이면 몰라도 이미 4+4로 전환한 대학이 의대와 같이 의예과를 둔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의학전문대학원들은 4+4체제로 전환한 후 우수 고교 졸업자들이 다른 의대로 진학하고, 입학생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의대 학부 병행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의학전문대학원에서도 의대학장협의회의 요구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B의대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후 전반적으로 학생들의 질이 낮아졌다는 느낌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2~3년 지나면 전문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삼아 미리 준비하는 학부생들이 입학하기 때문에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학장은 “수능 성적이 전부가 아니며, 사법시험 합격자나 박사학위 소지자 등 다양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있다"며 "다시 의예과를 만들어 우수학생을 모집하겠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학에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할 경우 동일한 의학공부를 하지만 학위가 다르고, 등록금도 차이가 나는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다”면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려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의대로 남으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G의대 고위관계자 역시 “학생들의 수준이 의예과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은 염연한 사실이지만 숨길 일이 아니며 초창기현상일 뿐이다”면서 “앞으로 몇 년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입학정원이 100명이 넘은 의대는 의예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병행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에서 양 체제를 병행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아직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않은 의대들이 명분을 쌓기 위해 이런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