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금융기관 등에 갚아야 할 채무가 약 1조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조흥은행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호스피털 론' 대출상품이 지난 20일 현재 1,660건이 팔려 대출상환 예정액은 2천250억을 기록했으며 한미은행은 초기 개원자금 지원상품인 '닥터론'의 대출상환 예정액이 약 2천800억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은행권 대출액은 한국은행이 지난 8월 발표한 1차 금속산업에 대한 상반기 대출상환 예정액 6조9376억원의 약 7%에 해당하는 5천억원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순수 은행권 대출상품을 제외하고도 의료컨설팅 업체들이 은행과 연계해 개원자금을 빌려주는 상품들이 즐비하다며 MDhouse, 닥터헬프, 닥터켐프 등을 비롯한 총 10여개에 이르는 의사전문 대출 대행업체들이 판매한 대출상품까지 집계한다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의사대출 대행업체 관계자는 "우리은행을 비롯해 하나은행, 삼성화재 등과 연계해 의사들의 성공적인 개원을 위해 저렴한 이율로 대출상품을 기획해 판매 중"이라며 "은행에는 회사가 보증을 서주고 개원을 준비하고 있는 의사들에게 무보증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대출상품 판매건수에 대해 "의사들이 개원할 때 막대한 자금이 소요됨에 따라 저렴한 이자로 대출해주는 '의사만을 위한 대출상품'이 많이 팔리고 있다"며 "판매건수와 상환예정액에 대해서는 영업상 비밀에 속하므로 밝힐 수 없다"고 공개를 거부했다.
한편 개원을 앞둔 한 전문의는 "보통 괜찮은 곳에 개원을 하려면 의료장비 구입이나 인테리어 및 임대료 등으로 5억에서 많게는 8억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련을 마치고 바로 개원할 때는 벌어놓은 것도 없고, 집에서 지원해주거나 처가댁에서 도움을 얻지 않는 이상 개원을 위해서는 대출밖에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형병원에는 봉직할 자리도 없고 일반 중소병원은 잘되는 진료과만 뽑으려 하니 어쩔 수 없이 개원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초보 개원의가 대출을 받아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개원하게 되면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된다"고 심정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