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 추가전환 신청이 임박하면서 의대 내부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들은 정부가 원칙 없이 서울의대에 끌려가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6일 오후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한 제도개선방안과 추가전환 신청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교육부는 이미 알려진 대로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경우 2009년까지 예과를 유지하는 보장형 2+4제(학부)나 보장형 학부+의학전문대학원(이공계 등 학부과정을 진학하면서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보장) 형태로 전체 정원의 50%를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되, 그간 의대가 요구해 온 보장형 학사 50%를 허용, 우수한 고교 졸업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교육부는 주요의대들을 의학전문대학원으로 편입시킬 수 있고, 의대는 현 학부체제를 50% 유지할 수 있어 전환 명분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이와 함께 2010년 이후 6년제 학석사 통합과정을 인정해 달라는 의대의 요구에 대해서는 2009년 의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의학교육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도 명시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 같은 절충안을 내놓자 서울의대는 11일 주임교수회의에 이어 12일 전체교수회의에서 현 2+4 학부와 경쟁형 4+4 의학전문대학원을 각각 50:50으로 병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웠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13일경 의학전문대학원 부분전환 여부를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연세의대 역시 13일 전체 교수들을 대상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된 설명회에서 의대의 전환안을 제시하고, 16일 상임교수회의를 열어 의견수렴에 착수한다.
연세의대 교수평의회는 이후 전체 의대교수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
한양의대도 최근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한 교육부의 정책을 전체 교수들에게 설명한 상태여서 전환 여부 결정이 임박했다.
반면 이미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의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 대학도 보장형 학부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교육부는 당초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 보장형 학부를 10%까지만 허용하겠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결국 50%까지 후퇴하자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자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대학에서는 “힘 있는 서울대가 버티면 다 들어주고, 정부 정책에 잘 따르고 있는 우리는 서자냐”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다 의학전문대학원 지원 열기가 식고 있고, 경북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올해 첫 모집에서 미달되기까지 하자 소외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