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ㆍ전남 지역주민 1만명 당 3.5명꼴로 희귀 혈액형 ‘시스(cis)-AB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현재까지 학계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다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조덕ㆍ양동욱 교수팀은 광주전남적십자혈액원과 공동으로 2004년 광주ㆍ전남 지역 헌혈자 16만여명의 혈액형을 검사한 결과를 이같이 집계됐다고 12일 발표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국제수혈학회 공식잡지인 ‘복스 산구이니스(Vox Sanguinis)’에 보고됐다.
시스-AB 혈액형은 시스-AB형인 사람이 O형의 배우자를 만나 자녀를 가질 경우 O형이나 시스-AB형이 나와 혈액유전법칙으로 널리 알려진 멘델의 법칙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여 자칫 혈액형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로 인해 혈액형을 통한 친자확인시 오해나 잘못된 수혈 등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혈액형 시스-AB형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 큐슈 지방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지만 이번 조사결과 광주ㆍ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호남 지방이 일본의 큐슈 보다 30배 더 많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갖고 있었다.
흔히 AB형으로 오인되는 시스-AB형은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에 의해 A형 유전자의 일부가 B형 유전자로 변해 ‘불완전한 A형과 불완전한 B형을 동시에 갖는 AB 혈액형’이 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AB형은 양부모의 염색체에 존재하는 A 또는 B 유전자를 각각 하나씩 유전 받지만 시스-AB형은 한쪽 부모로부터 불완전한 A와 B 유전자를 통째로 전달을 받는 유전적 특징을 갖는다.
광주ㆍ전남지역에 시스-AB형이 많은 것은 한번 생성된 시스-AB 유전자는 자녀에게 유전되기 때문에 씨족사회가 발달된 지역 특성에서 그 원인이 찾아지고 있다.
조덕 교수는 “생활하는데 큰 불편은 없지만 시스-AB형은 부모자식 간에 상식적인 유전양상을 벗어나므로 친자확인시 주의롤 요하고, 혈액형 검사를 할 때 혈구형과 혈청형의 불일치가 자주 나타나 혈액형을 정확히 결정하지 못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수혈시 AB형이지만 AB형 이외의 혈액을 선택해야 할 경우가 흔해 진단검사의학 전문의에게 자문을 구해 수혈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