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사회가 공정위의 칼날을 무릅쓰고 진단서 등 각종 증명서 발급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으나 회원들의 참여율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의사회는 담합의 위험성에 대한 잇단 경고를 무시하다 화를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 5월2일 각종 진단서 발급 수수료가 현실에 맞지 않는다며 인상기준표를 작성해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참여를 독려했었다.
그러나 13일 서울시의사회가 서울시내 각 구 보건소에 요청해 5월 이후 발급수수료 변경을 위해 보수표를 제출한 의료기관 현황을 집계한 결과 6166개 병·의원 가운데 보수표를 제출한 곳은 전체의 9%에 불과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의사회 소속 5여개 병·의원의 약 40% 이상이 서울시의사회가 내려보낸 기준표에 따라 증명서 발급수수료를 인상했다고 발표한 것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보건소에서 보내온 자료와 공정위에서 제시한 40%와는 격차가 났다"며 "보수표를 제출하지 않고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 의원까지 감안해도 40%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전국적으로 인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았지만 이를 묵살하고 인상을 강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의협 관계자는 "서울시측의 요청을 받고 변호사 자문을 구한 결과 공정거래법에 위배된다는 결론이 나와 이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했다. 구 의사회 관계자도 "사무국장회의에서 담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1일 각종증명서의 발급 수수료를 100%인상하도록 회원 의료기관들에 요청한 서울시의사회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사업자단체에 부과 가능한 최대 과징금액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의사회는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 등을 통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