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의대가 교수 미충원으로 공보의가 실습수업을 담당한 것과 관련, 강원의대, 서남의대 등 신설지방의대들도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의대들은 교수가 턱없이 부족해 시간강사들이 대부분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시간강사마저 부족한 교과과목에 대해서는 시간강사를 초빙해 오는 식으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의대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교수를 충원하려는 노력을 해봤지만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다고 설명한다.
강원의대 관계자는 "계속되는 인원확충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은 그리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신설의대인데다가 지방에 있어 지리적 요인이 좋지 않은 만큼 좀체 오려고 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의과대학학장협의회가 발간한 '2004-2005 의과대학교육현황' 자료에 따르면 강원의대의 경우 전임교수가 있는 과목은 기초와 임상과목 34과목중 단 4과목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대부분의 과목들이 전임교원보다 많게는 4배이상 비전임 시간강사가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자료는 지난해 1월 발간된 것이어서 현 시점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열악한 교육환경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의대측은 "인근 한림대와 비교해 교수수가 50%에 채 미치지 못해 많은 강의를 시간강사들이 강의하고 있다"며 "그나마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니 이정도로 버텨갈 수 있지만 타 지방 신설의대들은 더 심각한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의대는 최근 총 11명의 교수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채워지지 않은 인원이 갑자기 채워질수 있겠냐는 것이 강원의대 관계자의 푸념이다.
제주의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과대학교육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대의 기초와 임상과목을 포함한 34개 과목중 전임교수가 있는 과목은 단 3개에 불과했으며 산부인과, 피부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이비인후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기생충학과, 법의학과 의료관리학과, 의공학과는 전임교원이 단 한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제주의대 관계자는 "서울의대 등 국립의대에서 외래교수들이 강의를 돕고 있어 강의에 큰 차질은 없다"며 "계속해서 충원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의대는 심각한 인력난으로 최근 공중보건의가 실습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바 있다.
신설의대인 서남의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남의대측은 구체적 수치 공개를 극도로 꺼리고 있지만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토로했다.
서남의대 관계자는 "아직 졸업생수나 동문수가 그리 많지 않아 인력충원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자리가 잡혀가면 상황은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 의대들의 경우 대부분의 강의를 시간강사가 대체하고 있고 시간강사마저 모자라 서울의대 등 국립의대 전임의들이 초빙강사식으로 강의를 하고 있어 자칫 부실교육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대의대의 한 교수는 "의과대학의 특성상 교육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이 없을 것"이라며 "경륜이 풍부한 교수진의 부재는 향후 의과대학의 미래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인력난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의대교육평가로 인한 불이익이 가해질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한 위원은 "평가항목 및 평점은 철저한 비공개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말할수는 없지만 교원부족 등의 이유로 의대인정평가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향후 인정평가까지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다면 의대평가에서 또 한번 인정받지 못하는 결과로 의대 자체가 도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