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상황에 처해있는 병원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병원들은 지난해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직원들은 올 명절 상여금은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 이달 임금마저도 나올런지를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다.
강원도에 소재한 S의료원은 이미 4, 5년째 직원들의 수당과 상여금, 임금인상분 수억원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직원 김모씨는 "진료과장 뿐 아니라 전 직원의 이번달 급여도 아직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설 상여금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직원들의 상당수가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고도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직원들이 맥이 빠져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의 K병원은 부도로 2001년부터 상여금 및 급여가 연체되고 있는 상황. 그 금액만 해도 3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이러니 설 상여금 연체는 당연한 것으로 직원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직원이 퇴직할 경우에는 밀린 임금을 처리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병원을 떠나야 제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광주소재 W병원은 최근 직원들에게 설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내,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 경남의 한 병원은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을 넘어 '정리해고' 방침을 세워 병원내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이처럼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병원이 상당할 것이라는 게 병원계의 시각이다.
특히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는 지방의료원들이 임금체불 등 어려움에 처해있는 경우가 많다. I의료원, J의료원 등은 임금 체불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 그러다보니 실력있는 의료진이 떠나고, 의료장비도 뒤쳐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병원계 관계자는 "대다수의 임금체불병원들이 경영상의 문제와 구조적인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때문에 이를 해결할 방안이 마땅히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