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아과학회가 의학회의 승인을 받아 9개 분야를 대상으로 세부전문의제도 시행에 들어가자 외과학회가 부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외과학회는 그간 세부전문의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대학병원과 개원의의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지만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외과학회와 비슷한 시점에서 제도 도입방안을 논의해 온 소아과학회가 올해부터 세부전문의제도를 시행하자 다시 한번 논의해 보자는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는 않다.
외과학회 한 교수는 "우리가 소아과보다 준비가 미흡하다거나 논의가 부족해서 세부전문의제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학회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가장 큰 갈등은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 의견차"라면서 "개원의들은 세부전문의제도가 도입되면 아무래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소아과가 이런 마찰을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면서 "만약 우리가 이런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도입해도 될만큼 준비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외과학회 내부에서는 세부전문의제도 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개원가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외과개원의협의회의 관계자는 "전문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는 세부전문의제도에 충분히 수긍하지만 개원가나 외과의가 적은 중소병원은 이러한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필요한 곳은 메이저 대학병원 일부인데 이를 위해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른 외과 교수는 "세부전문의제 도입은 개원가와 대학병원간 의견차 뿐 아니라 중소병원과 대학병원, 선배와 후배 사이의 갈등도 피할수 없다"며 "이같은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교수들은 모르겠지만 개업 의사 입장에서 자신보다 가방끈 긴 의사가 바로 옆에 개원하는 것을 반길 사람이 솔직히 있겠느냐"며 "개원가보다는 덜 하겠지만 중소병원 봉직의 입장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 "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이와 관련, 외과학회 관계자는 "전문성을 높여 경쟁력을 갖자는 세부전문의 제도의 취지에 개원가, 중소병원, 대학병원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과 세부전문의 영역, 분류방법에 대한 의견차이가 있어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학회 차원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중인 만큼 대화로 풀어가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