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의 공급 적정성을 두고 학계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대 류재우(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의뢰로 논문을 작성, 16일 ‘200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의사인력은 공급과잉인가?’ 주제발표를 통해 의사인력이 공급 과잉이라는 주장을 반박할 예정이다.
류재우 교수는 “최근 의료계 일각에서 의사인력이 공급과잉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지만 의사의 소득수준은 다른 직종에 비해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결과적으로 의사인력이 공급과잉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며 의대 정원감축정책은 정당화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90년대 중반 이후 의사의 상대소득이 증가해오다가 의약분업이 시행된 2000년 이후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의사 공급과잉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즉 의사 과잉 현상이 심화됐다면 의사의 소득 수준이 줄어들었어야 하는데 99년도부터 최근까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속적으로 소득수준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의사인력이 공급 과잉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류 교수는 논문을 통해 우리나라 의사 밀도는 인구1000명 당 의사수 1.56명으로 멕시코와 터키를 제외하고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의사의 상대임금은 1994년 이후 뚜렷한 상승추세를 보이며 일반 근로자의 임금과 비교해 94년도에는 1.3배 수준이던 임금이 2002년에는 2.2배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99년 이전에는 4~18%에 그치던 임금 프리미엄이 2000년도 이후에는 38~53%까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 이후의 의료진료 비율에서는 급증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이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의사의 상대소득 증가는 의약분업 시행과 동시에 단행된 의료수가의 인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사 인력의 과잉공급은 존재하지 않았고 존재했다고 해도 빠르게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교수는 "의사인력이 과소공급되면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및 질 저하, 의료산업의 발전이 지체될 것"이라며 "의사소득이 과도해짐에따라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료계로 몰려 이공계 기피현상도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신호 박사팀은 최근 ‘건강보험급여를 위한 적정 의료공급체계 설정 연구’를 통해 의사 인력이 과잉공급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박사팀은 의원당 의사 수가 2003년 현재 1.2명이며, 매년 소폭 상승함에 따라 2015년 1.3명, 2020년 1.4명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2004년을 기준으로 의사가 767명~230명까지 과잉 공급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박사팀은 2015년 의원급 의사 수요가 3만8490~3만9156명인데 비해 공급이 3만9822명, 2020년에는 수요가 3만9134~3만9811명, 공급이 4만2710명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번 추계는 현행 의료자원 공급과 이용에 관한 정책과 제도, 환경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2020년을 기점으로 인구감소세가 전망되고 있어 이후 의료자원 과잉공급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