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암 관련 정보가 인터넷은 물론 TV, 신문 등 대중매체 보도에서도 우려할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암협회(회장 안윤옥.사진)는 1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 2002년과 2003년 실시한 온라인, 오프라인 상 암 관련 정보의 적절성 평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암협회는 온라인의 경우 ‘암’과 ‘cancer’를 다루는 암 관련 사이트 가운데 공공기관과 대학병원 등 전문가가 운영하는 웹 사이트가 아닌 암 관련 사이트 21개를 대상으로 평가했으며, 이중 16개에서 558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협회는 정보의 적절성 평가를 위해 21개 웹 사이트의 암 관련 정보를 모두 취합한 후 각 분야별 암 전문가 7명에게 평가분석을 의뢰해 유형별 문제를 도출했다.
잘못된 암 정보가 실린 웹 사이트는 K사랑의원, 뉴휴먼건강센터, I한의원, 암을 이기는 이들의 모임, 암통증, 암사모, 위진호, 암 극복하는 생활, 암승리자모임, 대한암환우협회 등이었다.
유형별 잘못된 정보는 편중적인 과장이 전체의 27%(150개)로 가장 많았고, 판단근거 불충분 21%(117개), 필수적 정보 누락 16%(88개), 의학적 오류 16%(87개), 검증 불가능 14%(79개), 유해한 행위를 유도하는 것도 5%(30개)를 차지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편중적인 과장은 ‘재발 간암은 토종웅담을 써야 효과를 본다(I한의원)’ ‘천지산은 어떤 독성이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고 암세포를 90% 이상 죽인다고 한다(암승리자모임)’ 등이며, 항암 효과가 과장된 식품, 쑥뜸과 같은 치료방법도 범람하고 있었다.
판단 근거가 불충분한 정보로는 ‘키틴, 키토산을 연대와 원자력의학원에서 개발해 항암제로 양산단계에 있다(암승리자모임)’ ‘자궁암 환자와 오르가즘 여부의 상관성 설명(위진호)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필수적 정보 누락 사례는 ‘암 전문의 중에는 항암제의 약효가 체력 손실에 비해 치료효과가 적어 항암치료를 반대하는 의사도 늘고 있다(암승리자모임)’ 등이며, 상어연골, 뽕나무, 항암약차, 익모초, 솔잎 등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제시된 식품은 의학적 근거가 없었다.
이외 ‘오염이 적은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식물에는 자연의 힘과 정기가 한껏 축적되어 있으므로 분명히 병을 고칠 수 있는 약이 있을 것으로 본다(위진호)’와 같은 검증 불가능한 정보, ‘암환자가 6각수를 꾸준히 마시면 암을 퇴치시켜 준다(한국암정보센터)’ ‘쑥뜸...암세포는 열에 약해 섭씨 42°C가 넘으면 파괴된다고 한다(위진호)’ 등 유해한 행위 유도 정보도 적지 않았다.
이와 함께 2001년부터 2년간 10개 종합 일간지에 실린 암 관련 2438개의 기사를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상 정보 적절성평가에서도 100편의 기사에 모두 136개의 문제가 발견됐다.
안윤옥 회장은 “암이 국내 사망 원인 1위인만큼 환자와 가족, 일반인들의 정보 수요가 많지만 잘못된 의료정보는 개인의 인식에 영향을 끼치고 유해한 행위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지니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안 회장은 “검증되지 않은 암 관련 정보를 담고 있는 웹 사이트에 대한 규정이 시급하며, 모든 신문 기사 내용이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적절하고, 타당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제도적 보완책이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성구(경희의대) 암협회 집행이사는 “지난해 비뇨기종양학회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환자의 38%가 정상치료 이외 치료효과가 불분명한 민간요법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면서 “여기에 투입된 돈이 엄청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등 문제가 심각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