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정희원(사진) 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뇌종양 수술의 국내 권위자인 정희원 원장은 다음주 서울대병원에서 뇌종양 수술 4천례 달성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앞두고 있다.
정 원장의 고민은 이번에 뇌종양 수술 4천례 기념식을 갖느냐, 아니면 5천례 달성 때까지 미루냐다.
그는 과거 3천례를 시행했을 때에도 그냥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상 4천례를 눈 앞에 두자 명예욕이 생길만도 하다.
정 원장은 보라매병원 원장이기도 하지만 일주일에 2번 정도 서울대병원에서 고난이 뇌종양 수술만 선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4천례 기념식을 하지 않기로 생각을 정리하는 듯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대병원 교수로서의 업적보다 보라매병원 원장직을 보다 충실히 수행하고 싶다는 것이다.
보라매병원장으로 있는 동안 개인적 명예를 접고 서울시민을 위한 최고의 시립병원을 만드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의 생각만큼 현재 보라매병원은 야심이 적지 않다.
보라매병원은 1일 외래환자가 2천명을 넘어섰고, 진료비가 대학병원의 절반 수준이라고 주장할 정도로 저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대거 진료에 참여하면서 진료의 질적 측면에서 대학병원에 손색이 없다.
진료 외적 측면에도 보라매병원은 서울시로부터 ‘공여 제대혈 은행 및 성체 줄기세포 연구치료센터’ 허브병원으로 지정 받아 앞으로 5년간 40억원을 지원 받는다.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 중심 병원으로 위상을 업그레이드하고, 세포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그야말로 대박이다.
정 원장은 “내년 900병상 규모의 신관이 완공되고, 진료와 연구 기능을 강화해 대학병원에 결코 뒤지지 않는 공공병원의 모델을 제시 하겠다”면서 “앞으로 개인적인 명예보다 보라매병원을 국내 최고의 시립병원으로 키워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피력했다.
보라매병원이 22일 관악, 구로, 금천, 동작, 영등포 등 5개 지역구의사회장과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은 서울 서남권 거점 공공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1차 목표가 담겨진 포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