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의사들이 의업을 하나의 생계수단으로 여기면서 돈 되는 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큰 돈을 벌려면 창업을 하는 게 옳다”
최근 명예퇴직을 선언한 박용현 전 서울대병원장이 28일 40여년간 몸담았던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을 떠난다.
박용현 전 원장은 27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후배의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의업은 인술을 베푸는 직업”이라면서 “어느 정도 수입이 있어야 하지만 서비스와 희생정신이 필요하며 밥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큰 돈을 벌려면 주식에 투자하거나 창업을 해야 한다”면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의업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초라한 자기 자신을 보게 되고, 이는 환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용현 전 원장은 정년퇴임을 3년 앞두고 명예퇴직하면서 아쉬움이 많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40여년만에 서울대를 떠나니까 섭섭하고, 의사와 교수로서 소망을 다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의사의 길을 걸으면서 서울의대 교수와 소원대로 외과의가 됐고, 서울대병원장을 6년간 역임하면서 나름대로 병원을 변화시켰다”며 “이런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후회는 없다”고 피력했다.
박용현 전 원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두산그룹 산하 연강재단 이사장을 맡아왔으며, 앞으로 재단에서 학술과 장학사업, 문화지원사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다만 그는 “두산그룹 주주들이 나에게 어떤 역할을 준다면 의사출신으로서 경영 목표를 달성해 보고 싶다”며 전문경영인의 꿈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간 병원 경영 노하우를 살려 큰 병원에서 다시 한번 일하고 싶다는 미련도 있는 듯 했다.
그는 “현재 의료수가가 원가의 80%에 불과한 것은 밑지고 장사하라는 것과 같아 비정상적"이라며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으로 환자들이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우수인력들이 성형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피판했다.
정부와 의료계가 이를 바로 잡고 개선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병원 경영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용현 전원장이 향후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의료계의 관심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