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립의대에 예산을 편중 지원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해 오던 전국 31개 사립의대들이 결국 사립의대학장협의회(회장 연세의대 김경환 학장·사진)를 출범시켰다.
사립의대학장협의회는 사립의대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 뿐만 아니라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따른 현안에도 공동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연대의대, 가톨릭의대, 한양의대 등 전국 31개 사립의대 학장들은 20일 연세의대 알렌관에서 사립의대학장협의회 창립총회를 가졌다.
이날 창립총회에서 사립의대학장협의회는 초대 회장에 연세의대 김경환 학장, 부회장에 한림의대 김용선 학장과 인하의대 오중협 학장, 감사에 가톨릭의대 천명훈 학장을 각각 인준했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대구가톨릭의대, 아주의대, 을지의대 등 일부 사립의대 학장들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불참했지만 협의회에 모두 회원으로 가입, 10개 국립의대가 이미 발족한 국립의대학장협의회와 사안에 따라 경쟁과 협력을 하게 것으로 보인다.
사립의대학장협의회는 이날 출범을 계기로 국립의대와 사립의대간 정부 예산지원의 차별을 해소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김경환 회장은 “우리가 국립의대와 비교할 때 제대로 예산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립의대의 불만은 지난 2002년부터 일부 의대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서 간간이 제기돼 왔지만 최근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한양의대, 고려의대 등 소위 ‘힘 있는’ 사립의대들이 2007년도부터 대거 추가전환키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다시 말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의대 가운데 국립의대에 한해 기초교수를 대거 확충해 주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대 홍승길 의무부총장도 이날 축사를 통해 “사립의대와 부속병원의 역할이 절대적이지만 사회주의적 의료관이 팽배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고, 의학전문대학원 도입 과정에서 소외감마저 느꼈다”면서 “이제 사립의대도 단결된 연합체를 구성해 의견을 통일하고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의대와 사립의대간 재정 지원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국회와 교육인적자원부도 공감을 표시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황우여(한나라당) 위원장은 “국립대는 국가가 재정지원을 하지만 반대로 국가는 사립대에 대해서도 재정지원을 소홀히 해선 안된다”면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는 대학은 교육시설과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국립의대만 지원하는 것은 다시 한번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육부 곽창신 대학혁신추진단장 역시 창립총회에 참석해 “올해 노력해 내년에는 국립과 사립간 차별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와 함께 사립의대학장협의회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대거 전환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등록금 대폭 인상에 대해서도 대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김경환 회장은 “2010년 이후 의학전문대학원제도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이미 27개대학이 전환했고, 2009년부터 도입하는 대학은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상당히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타당한 자료를 수집해 사립의대에 타당한 대안을 미리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