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한국 예선전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주요 대학병원들은 이벤트를 마련할 엄두조차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병원들은 밤늦은 시간 한국 예선전이 열림에 따라 환자들의 안정을 해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대학병원들은 2006 독일 월드컵 한국 예선전 3경기 때 특별한 이벤트를 열지 않고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할 움직임이다. 기업체들이 월드컵 특수를 노리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연대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23일 “병원인데 환자들이 자야지 그 시간대에 TV보고 있으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서울아산병원 역시 월드컵 기간 이렇다 할 이벤트를 마련하지 않을 계획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한국 예선전이 모두 환자 취침시간에 열려 TV시청 공간을 늘리거나 행사를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월드컵 G조에 속한 한국의 축구 경기일정을 보면 토고전이 6월 13일 오후 10시이며, 프랑스전이 19일 오전 4시, 스위스전이 24일 오전 4시다.
경기 시간대가 이렇다보니 병원에서 이벤트를 여는 것 자체가 비판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다보니 서울아산병원은 새벽에 경기가 있는 19일과 24일 평소와 같이 오후 11시 이후 각 병동 휴게실 TV 시청을 금지하는 대신 1층 로비에서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도 비슷한 반응이다.
삼성서울병원측은 “월드컵 기간 병원에서 TV를 시청하는데 지장이야 없겠지만 환자들은 한국전이 열리는 시간대에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빨간 티’ 입고 응원 판을 벌이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