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학회와 연구회 태반이 관련 분야 진료지침이 없고, 임상연구를 수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팀 김성수 사무관은 최근 임상연구센터협의회(회장 서울아산병원 박승정)가 주최한 ‘임상연구와 지침개발 및 보급의 중요성’ 심포지엄에서 ‘임상연구센터 과제의 중요성 및 발전 방향’을 발표했다.
김성수 사무관은 주제발표를 통해 “임상연구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의료계가 임상연구를 실험실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임상시험에 참여한 의사비율이 27.7%에 불과 하는 등 임상연구를 소홀히 한 면이 크다”고 밝혔다.
김 사무관은 국내 임상연구 관련 연구회와 학회 가운데 질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거나 임상연구, 진료지침 개발 등의 활동이 크게 미약하다고 진단했다.
김 사무관에 따르면 국내 연구회와 학회 3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진료지침이 있는 곳은 간암연구회, 유방암학회, 항암요법연구회, 고혈압 혈관연구회, 호흡부전연구회, 췌담도연구회, 헬리코박터연구회, 장연구회, 당뇨병학회, 화학요법학회, 정신분열병학회/정신약물학회, 우울조울병학회 등 12개에 지나지 않았다.
폐식도외과연구회, 대장암연구회, 류머티스학회 등 3개 학회는 진료지침을 준비중이었지만 나머지 16개 학회는 진료지침이 전무했다.
임상연구가 있거나 현재 진행중인 곳도 절반에 못미치는 15개였고, 16개 학회는 이런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임상연구란 환자들을 대상으로 질병의 예방과 조기발견, 치료, 예후 및 결과물을 연구하는 임상역학, 임상시험, 성과연구, 중개연구 등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특히 질병과 치료효과 등에 대한 데이트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는 학회는 췌담도연구회, 심주전연구회 등 2곳에 불과했고, 유방암학회, 방사선종양학 임상연구회, 뇌졸중학회, 신장학회 등이 진행중이었다.
나머지 25곳은 데이터베이스가 없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연구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구비가 필요하지만 외부지원을 받고 있는 학회나 연구회는 소수였다.
김 사무관은 "국내 의료수준은 선진국과 대등하지만 연구자들이 느끼는 임상연구의 수준은 열등하며, 한국형 치료법이 아닌 외국 치료법을 그대로 인용해 진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전체 31개 학회와 연구회 중 정부나 제약사 등의 외부지원은 방사선종양학 임상연구회, 감염학회, 화학요법학회, 병원감염관리학회, 정신분열병학회/정신약물학회, 우울조울병학회 등 6곳이 전부였다.
김 사무관은 “임상연구 분야는 초기 인프라를 위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의 적극적 개입 없이 제대로 출발하기가 불가능한 분야”라면서 “기초연구의 성과를 산업화하는데 병목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만큼 특단의 투자계획 수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