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성 평가, 급여비 심사 등 업무 성격상 심평원과 의료계는 긴장관계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를 불원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서로 조언하고 협조할 수 있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달 27일 심평원 새수장에 오른 김창엽 원장의 취임 후 일성이다.
김 원장은 9일 심평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갓 출항한 '김창협 호'의 청사진들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무엇보다 의료계와 신뢰를 쌓아가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인의 개인적·최종적 판단, 환자와의 만남 등 문화적인 요소들이 '의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큰 틀에서 감독·규제하는 것만으로는 의료계를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충분치 않다"며 "의료계와 긴장관계를 유지하되, 신뢰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상호관계를 만들겠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심평원과 의료계간 신뢰관계가 없는 상태에서는 제도운영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신뢰관계구축이라는 대명제 아래 서로 노력하고, 접근하자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심평원의 독립성 및 전문성 강화도 주요과제로 꼽았다.
김 원장은 "공단과 심평원은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라며 "두가지 역할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보험가입자 대표이자 정부 정책을 대행하는 역할을, 심평원은 독립적인 심사평가기구이자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다보니 역할이 중첩되고, 기관별 독립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 등 최근 정부의 방침이 산하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으므로, 기대해 볼만하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정부 정책의 큰 흐름이 시시콜콜하고 부당한 간섭을 없애자는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며 "다만 자율성이 커지면 외부의 판단·평가에 따라 반론이나 비판이 많아질 소지도 있으므로, 이를 기회이자 위기로 받아들여 신중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업무 추진방향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환골탈태' 하기보다는, 미흡한 부분을 보충해 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장은 "기존 시스템, 제도 등과 연속성을 가지고 업무를 추진해 나가되,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의료계, 정부, 보험자 등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는 방향으로 운영해 나가겠다"며 "아울러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 민주적 운영을 원칙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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