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의 한 이비인후과의원 김모 원장은 에어컨만 보면 한숨이 저절로 새어 나온다.
최근 장마를 마치고 계속되고 있는 늦더위에 감기환자 등 전체적으로 환자가 줄어들어 텅빈 대기실에 에어컨만 틀어놓고 있으려니 전기세가 눈앞에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환자가 없다고 무더위에 에어컨을 안 틀수도 없고 원장실에 앉아 환자를 기다리고 있을 때는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 귓가에 맴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환자도 없이 텅 빈 대기실에 에어컨만 돌리고 있으니 온도가 더욱 내려가는 것 같다”며 "희망온도를 20~22도, 심할 때는 18도까지 낮춰 놓고 가디건을 입는 가디건을 보면 더욱 속이 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남구의 D안과의원 이모 원장은 빌딩 내 2개 층을 모두 합쳐 한달 에어컨 전기세가 100만원 넘게 나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라식수술을 위한 레이저 기기 상태를 보존하기위해 주,야간으로 총 4대의 에어컨을 틀다보니 많을 때는 130만원까지 전기세가 지출되기도 한다고.
이 원장은 5월 말부터 9월 중순까지 에어컨을 틀고 있다며 5월, 9월은 70~80만원정도, 7~8월은 100~130만원까지 전기세가 지출된다고 했다.
특히 최근에는 열대야 등 무더위가 계속됨에 따라 에어컨을 하루종일 풀가동하면서 전기세를 절약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D안과 이모 원장은 "한창 날씨가 무더우면 환자가 줄지만 그래도 병원을 찾는 일부 환자들의 쾌적함을 위해 계속 가동해야 한다"며 "전기세를 생각하면 잠시 끄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괜히 이미지만 나빠질 수 있어 하루종일 작동한다"고 밝혔다.
양천구의 소아과 개원의는 “에어컨 온도는 25~26도면 충분히 시원하다”며 “환자가 없을 땐 선풍기만 틀어놓고 있고 싶은 심정”이라며 속 끓는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8월 내내 에어컨을 풀 가동한 대부분의 개원가는 이번달 전기세가 얼마나 나올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