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달까지 의대가 설립된 국립대 1곳을 선정, 한의학전문대학원(이하 한전원)을 설립키로 하자 국립의대에서 반대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전원을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의대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대학과 의대, 의대 내부 의견이 갈리는 양상이다.
A국립의대 부학장은 17일 정부의 국립 한전원 설립에 대해 “우리 의대의 입장은 반대한다는 것”이라고 잘라 말하면서도 “골치 아프다”고 털어놨다.
A의대는 조만간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해 의대의 공식입장을 정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한전원 설립 반대론을 분명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전체 교수회의는 의대 학장이나 의대교수평의회가 아닌 의대교수의 1/3 이상이 소집을 요구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대의 반대 기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는 그만큼 의대에 대한 대학 본부의 압박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는 “일부 교수들은 학교의 비전을 위해서는 한전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대학 본부 차원에서 유치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고 (의대에서도 나서라는) 압박이 강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B국립의대 학장은 한전원 설치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반대하지만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의협이나 의대학장협의회가 지적한 것처럼 한전원은 의료이원화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반대하지만 정부가 이미 설립계획을 발표했고, 대학 경쟁력을 보다 높이기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유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전원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의대교수들을 설득해야 하지만 극심하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국립의대는 반대론이 강하다.
C국립의대 의학과장은 “일부 의대교수들은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한전원보다 우선 의대 안에 연구소를 설립해 기초를 다진 후 검토하자는 의견이 우세하고, 학장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C국립의대 역시 향후 전체 교수회의를 소집, 한전원 설립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채택할지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산대, 제주대, 충남대 등 상당수 국립대는 본부 차원에서 한전원을 설립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국립의대에서는 의대교수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국립대가 한전원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적격성 심사를 받기 위해 한·양방 협진과 교육·연구 협력에 대한 대학총장, 의대 학장, 병원장의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의대의 동의를 얻어내느냐가 1차적인 관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