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등 고액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의 지원이 강화되면서 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환자의 진료비 부담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암 환자가 부담한 진료비 비중은 33.9%로 2004년의 50.4%보다 16.5% 포인트 줄었다.
특히, 백혈병의 경우, 입원 건당 환자가 부담한 진료비가 2004년에는 489만원이었지만 2005년에는 150만원으로 무려 67.3%나 경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의 경우 글리벡의 급여기준 완화에 따른 투약 증가로 진료비는 2004년 24만1381원에서 2005년 53만2044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본인부담 진료비는 7만4060원에서 6만9606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또 자궁암의 경우 입원 건당 환자 부담액은 2004년에는 114만3000원이었지만 2005년에는 56만2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폐암도 41만7000원이 줄어드는 등 주요 암의 진료비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4년과 2005년의 의료비 부담 변화를 요양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대학병원을 비롯한 병원급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진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든 반면 의원급와 약국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전문병원은 56.2%에서 47.1%로 9.1%포인트, 종합병원은 48.3%에서 44.7%로 3.6%포인트, 병원은 48.4%에서 44.6%로 3.8%포인트 각각 줄었지만 의원과 약국은 32.5%, 27.0%에서 35.6%, 29.2%로 각각 3.1%포인트, 2.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규모가 큰 병원일수록 암등 고액중증환자를 많이 진료하고 있고, 이들 환자의 의료비부담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종합전문병원의 입원환자 부담률은 52.0%에서 44.3%로 7.7%포인트 경감했으나 총진료비중에서 보험자가 부담하는 비율은 2004년 61.3%에서 2005년 61.8%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런 현상은 대형병원의 의료비부담은 줄었으나, 의원과 약국의 부담이 약간 늘었으며,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정책이 대부분 2005년 9월 이후에 시행되어 아직까지 그 효과가 완전하게 나타나지 않았으며, 진료비부담현황조사 방법상의 한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 건강보험 지출구조가 암 환자등 고액중증질환을 위한 명실상부한 사회보장제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정안정 기반위에서 지속적인 보장성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환자 입장에서 의료비부담이 예측가능하도록 진료비지불체계를 포괄수가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