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계의 '1년 유예 요청'에도 불구하고, 연말정산 간소화를 위한 병의원 진료비내역 취합을 강행키로 해 의료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공단(이사장 이재용)은 '연말정산 간소화를 위한 의료비 소득공제 증빙자료 세부자료 제출요령' 안내문을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오는 20일부터 1차 자료취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 안내문에 따르면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기관(종합병원·병원·치과병원·한방병원·요양병원·의원·치과의원·한의원 및 조산원)을 비롯해 약국,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등의 대표자는 올해 1월1일부터 11월말까지의 의료비 소득공제증빙지료를 자료취합기관인 공단에 제출해야 한다.
의료비 소득공제증빙자료는 발급기관 사업자등록번호, 발급기관 상호, 발급기관 기관기호, 발급기관 대표자성명, 자료 작성일자, 수납시작일자, 수납종료일자, 수납건수, 수납금액 등 의료기관의 의료비 수납내역 일체다.
본격적인 자료취합은 오는 20일부터 3차에 걸쳐 진행된다. 자료제출은 CD, 디스켓, 공단홈페이지, 공단EDI 등을 통해 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일정을 살펴보면 1차로 1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수납분에 대해 CD, 디스켓으로 제출시 오는 20일부터 31일까지, 공단홈페이지나 공단 EDI 이용시 내달1일부터 1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이어 9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수납분에 대해서는 2차로 11월11일부터 20일까지, 마지막으로 11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수납분에 대해서는 3차로 12월1일~12월6일까지 진료비 내역을 공단에 제출할 것으로 요청했다.
다만 의료기관 등에서 자료를 제출기한 내에 제출할 수 없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공단에 자료제출 기한 전에 자료제출 연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 경우 공단은 자료제출 기한을 별도로 정하여 안내키로 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8월 의료기관 연말정산 간소화를 위한 자료취합 담당기관을 공단으로 지정하고, 병의원에 진료비 내역 등 연말정산에 필요한 자료를 공단에 일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발표 직후 의료계는 "수가협상 등 민감한 사안이 맞물려 있는 공단에서, 이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반발, 국세청에 담당 기관 변경 등을 요청한 바 있으나 수렴되지 않았다.
특히 공단이 홈페이지에 안내문을 게시한 13일은 의협 등 보건의료 6단체가 제도시행을 1년 이상 연기해 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의서를 국세청에 제출한 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