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경영압박 정책을 놓고 일선 원장들이 병협의 미흡한 대응책을 지적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병원협회(회장 김철수) 주최로 19일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8차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에 참석한 일선 원장들은 현재 진행중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의 부당성을 성토하면서 병원계의 구심점 역할에 미흡한 협회의 역할을 지적했다.
이날 부산병원회 구정회 회장은 기타토의에서 긴급발언을 통해 “식대와 입원료 급여적용 확대 등 심사강화로 병원계의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수입 100% 전액을 국세청에 신고하라는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은 전체 수입을 신고하지 않은 기업과 대조적인 모순된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구 회장은 이어 “이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비급여도 신고대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병원의 목을 죄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정치권 로비나 정책을 반박하는 연구용역 사업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병원협회의 미온적인 자세를 꼬집었다.
그는 특히 중소병원들은 간호사 인력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료인력 등에 대한 경영압박이 점차 고조되고 있으나 병협이 이같은 일선 원장들의 답답한 물음에 속시원이 답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원진의 추진력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화의료원 윤견일 원장도 “현재의 상태로 병원경영이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장례식장 대형화나 비보험 확대, 기부문화, 도매상 지불유예 등 변칙적인 방법밖에 없다”며 “병원이 흑자를 보이고 있다는 국민들의 개념을 용역사업을 통해 적자임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이러한 어려움속에서도 일부 병원들이 노사 협상에서 임금인상을 턱없이 높게 올려 병원계 입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제하고 “경영에 대한 원장들의 솔직한 모습을 토대로 병원간 단합을 이끌고 이를 적극 홍보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병협의 리더쉽 발휘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철수 회장은 “일선 원장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임원진으로 일을 하다보면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경우가 있으므로 언제든지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