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간 뿌리논쟁으로 불거지고 있는 대한의원 문제가 여당의 국정감사 현안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교육위원회 이경숙 위원은 24일 “식민지 의료기관이라는 대한의원의 이미지 뒤에 숨은 의료근대화 사업의 성과를 학술대회로 국한해 의료계의 논쟁을 매듭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측은 서울대병원의 제출자료를 인용해 “내년 3월 15일로 예정된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사업은 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행사”라며 “여기에는 국제심포지엄 외에도 의학박물관 리노베이션과 한마음축제, 작은음악회 등이 기획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대한의원의 설립시기와 행사가 기념할 만한 것인가에 대한 학계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제통치 시대의 보건의료기구를 통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과 대한의원이 근현대의학에 기여했다는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며 근대의료 뿌리논쟁을 둘러싼 병원간 마찰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특히 “이처럼 논쟁이 지속중인 문제에 14억원을, 그것도 이사회의 승인없이 원장 사인으로 집행하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사업을 학술토론회로 국한하고 작은음악회와 한마음축제 등 기념행사는 이사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은영 위원도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이 서울대병원의 브랜드가치를 높이고 역사 재조명으로 연세의료원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언급하고 “일례로 대한의원은 일제 총독부에서 명명한 사실을 서울대병원측이 이를 관련 자료에서 고의로 누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며 서울대병원의 역사검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은영 위원은 “이번 기념사업을 기회로 뿌리논쟁을 일방적으로 독점하려는 것이라는 견해가 의료계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며 “정당한 역사조명이 될 수 있도록 문화행사를 지양하고 학술적 측면에서 다가갈 수 있는 기념행사로 재정립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측은 “지난해 5월 새세브란스병원 개원시 제중원 120주년 기념식을 할때는 아무말도 없더니 서울대병원이 같은 행사를 한다고 하니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국립대병원으로서 모든 사업이 투명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반목이나 불신보다 격려와 애정어린 비판을 가해달라”고 반박했다.
최근 주간지와 월간지 등을 매개체로 한 세브란스측의 잇따른 뿌리논쟁에 대한 선제공격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던 서울대병원이 오는 26일 국감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병원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