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유형별 계약을 조건부 수용하겠다고 공식 선언함에 따라 2007년 수가협상이 유형별 계약 쪽으로 급선회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2일 성명을 내어 금년도 의료수가 현실화, 계약의 범위 확대, 의과 치과 한방 약국으로 유형 분류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유형별 계약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은 1977년 의료보험 도입 이후 보험자와 각 의약단체가 대화와 상호조정을 통해 합리적으로 계약하는 직능별 단체계약의 도입을 지속적으로 주장했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시욱 공보이사는 "내년 수가계약이 단체계약으로 갈 것 같지 않은 분위기인데다 회원들의 정서도 유형별 계약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며 "조만간 장동익 회장이 단독으로 공단 이사장을 만나 조건부 수용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양급여비용협의회에서 단체계약으로 가기로 합의했지만 회원들이 원한다면 입장은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효길 보험부회장은 "주변 단체의 압력이 많겠지만 유형별 계약은 오래전 부터 주장해왔던 사항"이라며 "조만간 같은 의과에 포함되는 병원협회 김철수 회장을 만나 유형별 계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의협의 이같은 입장변화에 대해 공단과 약사회 한의사회 등 다른 단체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내년 수가협상은 반드시 유형별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공단으로서는 대단히 반가운 눈치다. 요양급여비용협의회 단체중 가장 맏형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의협이 방향을 급선회 함으로써 다른 단체들도 동요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단쪽은 내년 협상에서 유형별이 무산될 경우 수가인상은 없다는 뉘앙스를 풍겨 왔다. 이평수 상무는 "유형별로 가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급자 단체들은 혼란에 빠졌다. 단체장들의 합의사항이 깨졌다는 소식에 긴급대책회의를 갖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의협이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유형별 계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협이 입장을 바꿈으로써 단체계약을 고수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