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단체와 공단의 내년도 수가협상이 끝내 결렬됐다.
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재용)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회장 안성모)는 15일 오후 9시40분부터 팔레스 호텔에서 최종협상에 들어갔으나 끝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채 자정을 넘어서 결국 협상결렬을 선언했다.
이날 협상에서 의약단체는 '유형별은 수용하되, 과목별 동일환산지수 적용'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며 협상을 시도했으나, 공단측은 유형별 계약은 이번 협상의 대전제로, 아무 조건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유형별 약속을 선행한 뒤 논의하자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과별 동일환산지수 적용에 대해서도 유형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과목별로 동일한 환산지수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지 못하다고 맞섰다.
양측은 자정이 넘어설때까지 수가예약방식을 놓고 마지막까지 공방을 벌였으며, 이에 따라 정작 공단과 각 단체의 환산지수연구 결과는 협상테이블에 올려보지도 못했다.
공단과 의약단체가 지난해와 같이 자율계약에 이르지 못함에 따라 내년도 수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된다. 첫 건정심은 오는 17일 열린다.
요양급여협의회 "공단 탓...비정상적 수가논의시 대정부 투쟁"
협상결렬 직후 요양급여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단이 작년 부속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유형별만 고집했다"면서 "공단의 무성의한 태도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안성모 회장은 "국고지원 유지, 보험료 인상, 유형별 계약을 위한 법령개정 등 공동연구 등 제반관련사항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는데도, 유형별만 주장하는 것은 유감"이며 "협의회는 공단측과 끝까지 협상을 성사시키려 노력했으나 공단측이 한 길(유형별)만 주장하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여 협상이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회장은 "이 모든 책임은 공단측에 있음을 대국민에게 적극 홍보해 나갈 것"이라며 "건정심서 비정상적 수가가 논의될 경우, 생존권 측면에서 정부를 상대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의료계 반대로 무산..작년도 배려분 회수해야"
이에 대해 공단 이재용 이사장은 "작년 부속합의에 명시됐던 유형별 계약은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간다는 것이 대전제였다"면서 "국민과의 약속, 사회적 합의를 무산시킨 의약단체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공단은 16일 성명을 통해 "유형별 수가 계약은 사회적 약속이고 따라서 양측은 성의를 다하여 합의사항을 지켜야하는 입장"이라며 "따라서 협의회가 단일수가를 고집하는 것은 집단이기주의의 발로이자, 국민과의 약속지키지 않는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은 "건정심이 공단이 제시한 4개 유형 분류안으로 수가를 심의·의결해주기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아울러 사회적 합의를 파기한 의료단체에 대해 작년의 수가 추가인상분 즉 배려분을 회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