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이 한약 제제에 적합한 제형을 개발하고, 한약 임상시험을 과학화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은 29일 한약물연구소를 개소하고, 한약을 과학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한방병원 한약물연구소 류봉하 소장은 27일 “앞으로 한약 제제, 제형 개발과 한약 임상시험의 과학화, 신약의 개발, 한약정보의 체계화 등을 위해 선도적인 연구를 내 나갈 계획”이라면서 “한약물연구소가 이런 터전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약물연구소가 역점을 두는 연구사업의 하나는 탕약 제형을 바꾸는 것이다.
한약물연구소 관계자는 “탕약은 현대인의 트렌드에 맞지 않고, 일부 환자들은 복용량이 많다보니 한약을 다 먹지 않고 쌓아두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이로 인해 충분한 치료가 되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약물연구소는 환자들이 편하게 어디서나 복용할 수 있는 한약 제형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시범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과 같이 한약을 젤리 형태로 바꾸거나 과립, 사탕 형태 등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이는 단순히 복용량을 줄이는 게 아니라 약효 동등성을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약물연구소는 한약 임상시험의 과학적 접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서양의학이 근거중심의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처럼 한의대 젊은 교수들을 중심으로 구태의연한 과거 방식에서 탈피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면서 “환자의 체질과 질환에 따라 합리적인 처방 모델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약물연구소는 연구소 개소식 직후 기념 세미나도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는 ‘임상활용의 유용성 증대를 위한 한방제제 및 제형개발’을 주제로 한약제형 개발 전략과 방향(경희의료원 김남재 한방예제팀장), 혈부요법의 제형개발(신광호 한의외치제형학회장) 등이 발표된다.
또한 한약추출물 HP012로부터 치매치료 신약개발(경희 한의대 김호철 교수), 천연물 의약품 개발전략(서울약대 박정일 교수)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