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의원
  • 대학병원

"집안 자랑이던 의사, 한순간에 도둑 됐다"

임의 비급여 폭로 후유증 현실화..병원-환자 신뢰 급냉


안창욱 기자
기사입력: 2006-12-09 07:22:33
최근 백혈병 환우회가 임의 비급여 문제를 제기하면서 의료기관과 환자간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학병원들이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한 약재나 치료재료를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민원을 제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디어 다음의 ‘아고라’는 8일 ‘평범한 국민’이란 네티즌이 ‘집안 자랑이던 의사, 추적60분에 무너져’란 글을 핫이슈로 올렸다.

그는 “어제도 오늘도 응급실과 병동에서 열심히 환자 보고 있는 의사이다보니 36시간 꼬박 당직 서고 잠 오는 눈을 비비며 추적60분을 봤다”면서 “방송을 다 보고난 후 이제 집안의 자랑이 더 이상 아니다. 한순간에 비윤리적, 비도덕적 도둑놈이 되고 말았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오늘 저녁 친척 어른 한분이 제게 전화했는데 첫마디가 ‘너도 그렇게 사기 치냐’였다”면서 “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전 집안의 자랑이 아니라 수치가 되어버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의사가 되기 위해 10여년을 보냈고 남들 다 자는 시간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일하는 의사가 된 지금 너무나 허망하다”면서 “의사가 된 것을 후회하진 않겠지만 앞으로 달라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심평원이 제출하라는 약물투여 소견서 작성도 이골이 나고, 앞으로는 보험에서 인정하는 약물투여와 처치만 할 것”이라면서 “그게 정부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백혈병 환우회과 KBS 2TV 추적60분이 병원의 임의 비급여 문제를 폭로하면서 상당수 의사들이 이와 비슷한 자괴감을 호소하고 있다.

“보험대로 싸구려 약만 쓰자. 어차피 비보험 영역의 비싼 약 쓴다고 병원수입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국민들에게 좋은 소리 듣는 것도 아니고. 그냥 심평원에서 하라는대로 하자”라는 자포자기식 표현은 의사들의 정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서울의 모대학병원 교수는 “통상적으로 암환자가 입원하면 고가 신약의 경우 건강보험 혜택을 볼 수 없는데 투여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고, 동의를 받는데 나중에 환자가 사망하고 나면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신청 민원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고맙다는 인사는 듣지 못할망정 임의 비급여 때문에 당하고 나면 너무 허망하다”고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백혈병 환우회가 임의 비급여 실태를 폭로하면서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신청 민원이 급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가 종결된 후 이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금도 일부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고 나면 심평원에 임의 비급여 민원을 제기하고 있어 골치가 아픈데 앞으로 더욱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해 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대부분의 대학병원 교수들은 생명과 명예를 위해 일하지 돈을 벌기 위한 일을 절대 하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환자들은 의료기관을 불신하고, 의료기관들은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한 약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민원을 넣으면 어쩌나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개탄했다.
댓글 10
새로고침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
댓글운영규칙
댓글은 로그인 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으며 전체 아이디가 노출되지 않습니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