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개원 입지를 중요시하던 흐름이 쇠퇴하고 세분화·규모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박진호 원장(가명)은 개원을 준비하면서 몇달 간 일산, 분당, 용인 등으로 발품을 팔고 다녔으나 결국 봉직의 생활을 하던 안산에 자리를 잡았다.
그는 처음에는 개원컨설팅 업체를 통해 자리를 물색했으나 이후엔 아내와 함께 입지를 살폈다. 결국 그는 "특별히 만족할만한 자리는 없었다"면서 "결국 익숙한 도시를 택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개원의로 입지는 이미 포화상태다. 좋은 입지에는 이미 개원의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일부 개원의들은 대도시와 인근 지역은 이미 포화상태로 보고, 먼 지방도시로 개원입지를 찾아가기도 하지만 교육·생활여건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결국 좋은 입지를 찾는다해도 끝이 아니다. 요즘은 잘되는 개원가 인근에 동일과가 개업하는 일도 다반사여서 입지 선점 효과가 무색하기 때문이다.
한 개원컨설팅 관계자는 "신도시 지역의 경우 잘되는 곳도 '길어야 2년'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잘된다고 소문이 나면 인근에 다른 개원의들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입지경쟁이 한계로 인해 이제 개원의들이 관심이 과별 전문성 강화, 공동개원 등을 통한 규모의 경쟁, 네트워크 가입에 의한 브랜드화 등에 맞춰지고 있다.
네트워크가 100개가 넘어가는 것도 이같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다. 365mc 비만클리닉 김남철 대표원장도 "개원가에서도 규모의 경제·세분화가 불가피하다"면서 "특히 네트워크는 마케팅, 공동구매, R&D연구 등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석 골든와이즈닥터스 개원경영컨설팅 팀장은 "좋은 입지자리는 없기 때문에 개원의들이 브랜드적 측면에서 고민한다"면서 "이제는 네이밍부터 내외부 마케팅, 공동 개원 등이 관심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