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사태와 형사고발 등으로 극한 대치 상황을 지속하던 영남대병원 노사가 대표단 교섭을 갖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또 다시 협상이 결렬돼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이번 노사 대표단 교섭은 수개월간 병원 앞 천막에서 농성을 벌이던 노조가 천막을 자진 철거하고 총장실 앞 단식투쟁을 중단하는 등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진행됐지만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히지 못한 채 막을 내림에 따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영남대병원은 최근 박동춘 의료원장을 비롯한 병원 보직자들과 보건의료노조 대구경북본부 김경희 조직부장을 비롯한 노조측 대표들이 합의하에 노사 대표단 교섭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종료됐다고 12일 밝혔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임금협상과 팀제 개편은 이미 모든 행정절차가 완료된 사안으로 원론적으로 논의할 대상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노조측은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개편을 요구하고 있어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임금협상의 경우 지난 노조 산별교섭을 통해 타결된 사안임에도 노조측이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이러한 병원측의 입장에 대해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지부 관계자는 "병원측이 성실히 교섭에 나설것이라는 의사를 보여 농성천막을 자진철거하는 등 성의를 보였음에도 병원측은 타협을 거부한 채 자신들의 주장만 강요하고 있다"며 "결국 이번 교섭은 총장실 점거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처럼 대화로 해결방안을 찾자는 취지로 진행된 노사 대표단 교섭이 불발로 끝나면서 영남대병원의 노사갈등은 더욱 가속화될 조짐이다.
병원측은 합의결과에 관계없이 노조의 불법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천명하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노사간 그 어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노조의 폭력사건 등 불법행위와 의료원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한다는 것이 병원측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노조 영남대지부 관계자는 "대화로 극한 대립상황을 막기 위해 노조는 일체 투쟁을 중단했지만 병원측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다시 투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측은 지난 11일부터 병원 로비에서 농성을 진행중에 있으며 향후 병원측의 입장변화가 없을 경우 다른 투쟁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농성 철회와 병원장 면담 참여 등으로 화해의 기회를 맞았던 영남대병원 파업사태는 또다시 긴장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이미 5개월여 지속된 파업이 기약없이 장기화되면서 진료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영남대병원은 지난 8월 임금인상, 팀제 인사개편 등의 협상문제로 노조파업에 들어간 바 있으며 병원측과 노조측의 폭력사태에 이은 형사고발 등으로 갈등이 심화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