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라호텔에 이어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노보텔앰배서더호텔 등 유명 호텔들이 잇따라 의료기관 입점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일부 개원의들은 개원입지로써 호텔에 대해 재평가 하기 시작했다.
일부 개원의들은 다수의 환자진료를 포기하고 소수의 환자를 진료하는 대신 높은 수가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메디칼타임즈는 올해 개원, 신라호텔 개원 5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는 신라호텔 개원가와 부산의 개원예정인 호텔을 바탕으로 호텔 개원입지의 장단점에 대해 짚어봤다.
값비싼 호텔 임대료
호텔 개원과 일반 개원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임대료가 비싸다는 것이다.
의료컨설팅 플러스클리닉이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5대 신도시의 평균 임대가는 522만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임대가가 높은 대치동의 한 메디컬빌딩 임대가는 700~800만원 선이었다.
그러나 신라호텔 입점한 고운세상피부과의 경우 한달 임대가는 3천만원선으로 강남 개원가의 3~4배 높은 수준이다.
부산 노보텔앰배서더호텔 측은 전세 계약시스템을 도입, 전용면적 150평 규모에 대해 보증금 15~20억을 받고 이후 전기세 등 관리비를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간판없이 개원
호텔 내 의료기관을 개원하는 것인만큼 호텔 측에서 요구하는 규제사항을 지켜야하는 부담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간판을 건물 밖에 걸 수 없다는 것.
의료기관임을 알리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 간판을 걸 수 없다는 것은 신규 환자 유치보다는 기존의 단골 환자 유치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신라호텔에서 진료를 보고 있는 고운세상피부과 안건영 원장은 "개원 이후 지금까지 기존의 VIP고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브랜드파워가 없이 호텔 내 개원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충고했다.
또한 인테리어도 호텔에 맞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야하기 때문에 일반 개원하는 것과 비교해 고가의 인테리어 비용 발생도 호텔 개원가의 단점이다.
신라호텔 내 개원한 예치과 관계자는 "호텔 내 개원이고 간판이 없다보니 지나가다 들르긴 좋은 입지는 아니지만 VVIP환자 유치라는 포지셔닝을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수가...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장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고가의 수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호텔 내 개원하는 진료과목은 대부분 비급여 진료가 대다수인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등으로 VIP, VVIP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고가의 진료비를 책정할 수 있다.
이와함께 환자 수에 얽매이지 않고 환자 한명 당 상담 시간을 여유있게 진행할 수 있다.
예치과 관계자는 "이전에 명동에 개원해 있을 때 보다 환자 수가 1/3로 줄었다"며 "그만큼 환자 한 명당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호텔 내 개원 현상에 대해 의료컨설팅 관계자는 "호텔이라는 특성때문에 입점할 수 있는 개원가는 한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텔과 의료기관의 결합은 수익창출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부수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호텔은 투숙객와 멤버쉽 고객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의료기관은 상위 5%의 호텔을 이용하는 투숙객들을 상대로 집중적인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일종의 윈윈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