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의사라고 주장하는 한 남자가 전국병의원을 떠돌며 마약성 진통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달아 주의가 요망된다.
40대로 추정되는 이 남자는 한 대학병원의 처방전을 소지하고, 중소병원 응급실 등을 돌며 데메롤,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를 놔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사례를 경험했다는 제보만 서울, 부산, 인천 등 여러 곳에서 접수됐다. 몇년전부터 그를 봤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서울 모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했던 내과의사 이모씨는 "자신이 내과의사라며 의학용어를 써가며 진통제를 투여해달라고 떼를 썼다"면서 "줄 수 없다고 하니 화를 내며 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국에 출몰하는 이 사람이 동일인물인지는 확실치 않다. 마약 성분의 진통제와 관련한 사고는 종종 있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2년전 부산의 한 병원에서는 한 남자가 마약성분의 진통제를 놔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응급실에 있던 가위로 의사를 위협하며 난동을 부린 사례도 있었다.
올해 초에는 서울Y병원 회복실 금고에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앰풀 6개(0.006g), 데메론 앰풀 7개(0.007g)를 도난당하는 사고도 있었다.
부산의 한 개원의는 "처방전 없이는 투여할 수 없는 진통제를 구하기 위해 의사를 사칭하는 것 같다"면서 "마약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