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폭행 근절을 위한 병원계의 자정노력이 진행중인 가운데 전공의 내부에서 여전히 폭력이 존재하고 있다는 호소가 접수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병원협회 수련담당 간부는 3일 “얼마전 서울시내 대학병원 전공의라고 밝힌 한 젊은이와 부모가 전화를 걸어와 쇠파이프 구타 등 가혹행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장시간동안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소속병원을 밝히지 않은 이 전공의는 “정형외과 1년차로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수차례 선배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왔으나 이를 밖으로 알리면 수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이같은 사실을 숨겨왔다”며 현재의 복잡한 심정을 피력했다.
이러한 사실은 교수들조차 모르는 부분으로 온몸에 멍이 든 부분을 묻기 위해 찾아간 부모에게 해당 진료과장은 ‘미끌어져 넘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일하다가 부딪친 모양이다’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늘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사자와 부모는 복지부 수련담당 부서에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질의했으나 병원협회에 전화할 것을 권유하는 선에서 마무리해 부모의 마음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는 것.
문제는 당사자와 부모들이 소속 병원의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어 복지부와 병협 모두 사연만 경청할 뿐 뾰족한 해결책을 강구할 수 없는 난감한 입장이라는데 있다.
전화를 받은 병협 간부는 “전공의 및 부모와 번갈아 통화한 30분이 넘는 시간동안 현재 병원계의 전공의 폭력문제 개선안이나 재발방지 노력을 설명하고 소속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으나 전공의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입을 다물었다”며 “거의 종적을 감춘 것으로 인식된 전공의간 구타 문제가 서울지역 대학병원에서 조차 횡횡하고 있다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고신대병원과 아주대병원에서 각각 발생한 전공의 상하간 폭력, 교수의 전공의 폭행 등 수련병원 내부의 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근절을 위한 병협과 전공의협의회, 복지부의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