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에 반대하며 진료를 뒤로 하고 대규모집회에 참여한 가운데 미국 한의대는 한-미 한의사 시장개방 관련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 한의대는 최근 열린 제5차 한미FTA협상에서 미국 정부는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을 요구했지만 한국 정부는 의사, 간호사 등 10여개 전문 직종에 대해 시장개방 요구한 사실에 주목하며 시장 개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한의과대학 한국본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한-미 한의사 시장 전면 개방'이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통해 "한국 한의사 시장이 미국에 개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정부가 미국의 한의사 시장개방 요구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한 홈페이지 내 팝업창을 통한 미국 한의사 개방 관련 설명회 공지에서 "한미 FTA협상에서 미국 측이 한의사 개방을 요구로 한 이후 문의와 상담이 많았다"며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 관련 기사를 링크 시켜놨다.
캐나다의 사우스베이 한의과대학 또한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개방 관장 주무부서는 외교통상부로 한국 의료시장을 개방하겠다는 법률은 있지만 의료시장은 절대로 개방하지 않겠다는 법률은 없다"로 밝혀 향후 한의사 시장개방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게다가 캐나다 주 정부가 인정하는 공식적인 정규 한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정규과정을 운영하는 한의대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진입에도 별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고 있어 학생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국내 11개 한의과대학를 졸업한 자에 한해서만 한의사 면허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한국 한의사를 꿈꾸며 미국 한의과대학에 입학한 국내 유학생들의 피해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의사협회 최정국 홍보이사는 "얼마 전 미국 침술대학에 실사를 나가 확인한 결과 미국 내 침술대학은 만 3년 과정으로 국내 한의과대학의 정규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났다"며 "이런 교육을 받은 이들이 국내 유입될 경우 의료의 질 저하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현상은 중의학의 국내 유입에 대해서도 막연한 기대감을 높여 중의학 관련 단체의 입장을 호도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중국 유학생 등 선의의 피해자를 양성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