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계 수장이 현실을 무시한 의료정책과 대형병원의 몸집불리기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중소병원협의회 정인화 회장(사진)은 11일 병원협회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노인복지시설과 간호인력 운영 등 중소병원의 열악한 현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 복지부장관 면담을 통해 제도개선을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인화 회장은 “간호사 운영을 7등급으로 하여 마이너스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은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병원들의 경영을 옥죄는 처사”라며 “간호사 인건비의 폭발적인 상승으로 간호 질 하락과 병원 도산율 증가 등 지속적인 악순환을 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정부도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간호협회의 눈치를 보느라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FTA 협상에서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간호인력 개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것을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기존 유럽과 미국에서 추진한 한국 간호사 영입 등 간호인력 수입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 정책책임자가 ‘노인복지시설은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이다’라는 식의 사고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현재와 같은 저수가 정책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고령사회에 대비해 최소한 생존을 위한 적정수가가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특히 대형병원들의 병상수 확충과 관련, “최근 벌어지는 유수 대학병원들의 몸집불리기는 중소병원을 없애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중소병원을 죽이는 병상수 확충을 허가하는 정부의 저의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유수 대학병원과 정부간 근시안적인 처사를 신랄하게 성토했다.
정 회장은 “현재 유시민 복지부장관과 면담을 신청해 놓은 상태로 노인복지시설과 간호인력 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건의할 계획”이라며 “이중 간호사 인력난 해소를 위한 국가간 시장개방을 분명히 짚고 가겠다”고 말해 간호사 수입을 핵심화두로 다룰 것임을 내비쳤다.
끝으로 정인화 회장은 “복지부와 가장 근접한 파트너가 의사라는 점에서 내부고객에게 잘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라며 “이를 무시하고 의사에게 만족하라고 일방적인 강요를 외치는 것은 상호간의 불신과 문제점만 야기시킨다”며 현실에 기반을 둔 의료정책을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