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시장의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전문과목 표방'을 포기하는 의원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요양기관 명칭에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고 'ㅇㅇ의원'으로 개원하는 사례가 2년새 2배 가까이 늘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전문과목 미표시의원 현황'에 따르면 2006년 11월 현재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 수는 2004년말 대비 12.33%(471개소) 늘어난 4290개소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 월 현재 전문자격 소지자 명의로 개원한 의원급 요양기관(총 2만3188개소)의 18.5%에 해당하는 수치로, 개원한 전문의 5명 중 1명은 전문과목을 적지 않은 간판을 내걸고 있는 셈이다.
미표시 의원 증가율, 산부인과-비뇨기과-소아과 순
전문과목별로는 산부인과에서 미표시 기관이 가장 많이 늘었다. 산부인과 개원의 가운데 전문과목을 걸지 않고 개원한 의원 수는 2004년 말 176개소에서 지난해 11월 343개소로 2배(94%) 가까이 증가했다.
또 비뇨기과와 소아과도 2004년말 대비 각각 87.5%, 77.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비뇨기과 의원 가운데 전문과목 미표시 기관은 2004년 88곳에서 지난 11월 기준 119곳으로, 소아과는 86개소에서 153개소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의료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산부인과 등 일부 과목의 경우 개원불안요소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이들의 경우 신규개원은 물론 재개원시 해당 전문과목 표기를 기피하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미표시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과목의 '과목별 미표시 개원률(미표시 의원/각 과목 전체의원 비율)'은 산부인과 15.80%, 비뇨기과 11.4%, 소아과 6.49% 등이다.
흉부외과·가정의학과 절반이상 미표시..안과는 '1% 미만'
한편 '과목별 미표시 개원률'만 놓고 보면 흉부외과, 가정의학과, 외과 등에서 여전히 그 비율이 높았다.
이들 과목의 미표시 개원률은 2년전에 비해 큰 변화없이 유지되어 오고 있는 상태.
2006년 11월 현재 흉부외과 전문의 명의로 개원된 의원 가운데 전문과목을 달지 않은 기관 비율은 86.36%(247/286개소), 가정의학과는 64.39%(1376/2137개소), 외과는 48.67%(1009/2073개소)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최근 몇년간 진료비 매출액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안과의 경우 미표시 의원이 단 4곳으로 전체(1220개소)의 0.33%에 그쳤다.
또 이비인후과(0.83%, 15/1808개소), 피부과(1.76%, 15/850개소), 성형외과(1.94%, 12/617%)의 경우에도 미표시 개원률이 2% 미만에 머물렀다.
방사선종양학과, 예방의학과 등 전원 '미표시 개원'
한편 방사선종양학과나 예방의학과, 응급의학과, 산업의학과 등 전통적으로 개원시장에 진입이 어려운 과목들의 경우 100% 전문과목 대신 'ㅇㅇ의원'으로 개원했다.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 명의로 개설된 기관은 지난해 11월 기준 17개소, 예방의학과는 36개소, 응급의학과는 29개소, 산업의학과는 32개소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 밖에 과목별 전문과목 미표시 개원률은 △내과 2.97%(110/3700개소)△정형외과 3.15%(57/1810개소) △신경외과 11.86%(49/413개소) △정신과 14.63%(117/800개소) △신경과 17.50%(28/160개소)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