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의사국시 합격자 발표 후 화제 거리로 부각됐던 의대별 합격률 논란이 올해도 재현되고 있다.
신설의대를 중심으로 하는 일부 의대들은 높은 합격률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반면 대다수 의대들은 합격률 그 자체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번 국시에서 1명의 탈락자를 낸 D의대는 국시 합격자 발표 후 '전국 최고의 합격률'을 기록했다며 언론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D의대는 "국시 난이도가 예년에 비해 높게 출제됐지만 D의대는 응시자 중 98%가 국시에 합격, 전국 최고의 합격률을 내는 개가를 올렸다"고 자축하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J의대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의대 중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J의대는 이번 국시에서 총 123명중 115명이 합격, 93.5%의 합격률을 나타내 전국 국립대학 합격률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비록 D의대보다는 합격률 수치가 떨어지지만 100명 이상 시험에 응시한 의대별 합격 순위에서는 가장 높은 합격률을 보여 진정한 명문의대로써의 자부심을 세웠다는 것이 의대측의 설명이다.
이렇듯 각 의대가 합격률 경쟁에 열을 올리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도 발생하고 있다.
E의대는 국시 합격자 발표 다음날인 18일 '의사국시 100% 합격'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하지만 E의대는 메디칼타임즈가 이번 의사국시에 재수생도 응시했느냐고 묻자 1명이 불합격하기는 했지만 이는 이미 학교를 졸업한 재수생으로 이제 의대 응시자가 아니지 않느냐며 사실을 털어놨다.
작년 6년 연속 100% 합격률 달성을 무산시킨 한 재수생이 올해도 100%합격을 무너뜨리는 장본인인 것이 확인되자 안타까운 마음에 이러한 자료를 작성한 것이라는 것이 의대측의 설명.
하지만 대다수 의대들은 합격률 수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일부 의대들의 움직임에 반감을 표하고 있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응시자를 걸러내는 등 각종 편법이 자행되는 상황에서 수치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 이들 의대들의 설명이다.
S의대의 한 교수는 "시험 의사가 있는 학생들에게 대부분 기회를 주는 의대와 이미 자체 시험등을 통해 걸러진 응시자들을 내보내는 의대간에 합격률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또한 100명 이상의 응시자를 내는 학교와 불과 30-40명의 응시자를 내는 학교간에 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것은 자명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합격률이 높다고 명문의대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다들 합격률 수치에 연연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말 중요한 것은 학생이 시험에 필요한 지식들을 암기했느냐가 아닌 의사가 되는데 필요한 소양과 지성을 배웠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G의대 관계자는 "신설의대 등 일부 의대가 흔히 말하는 명문의대에 비해서는 교수진과 시설이 미비한 것이 사실"이라며 "높은 국시 합격률외에는 딱히 타 의대들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를 강조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의대들은 국시 합격률은 학생들과 교수진이 얼마나 열심히 수업하고 공부했느냐는 보여주는 지표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반박하고 있어 국시 합격률에 대한 논란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