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을 넘나들며 의사생활을 해온 한 개원의가 30여년간의 의사생활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를 내놔 화제다.
그 주인공은 부천성모의원 나명균 원장(62). 그는 30년 가량의 의사 생활의 흔적들을 모아 최근 '의술과 나의 인생'(하늘과 땅)을 펴냈다.
나 원장은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인턴, 레지던트과정(내과, 가정의학과)을 마치고 개원하다 10여년 전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개원한지는 6년. 이 오랜 시간의 흔적들이 에세이집에 담겨 있다.
나 원장이 말하는 한국 개원가와 미국 개원가는 다르다.
"미국에서는 환자를 20~30명만 봐도 충분한데, 한국에서는 100여명 가까이 환자를 봐야 비슷합니다. 미국 의사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놀래 자빠질 것입니다."
평화롭고 여유로웠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러나 한국이 무척 그리웠다고.
포장마차와, 북적대는 거리, 그리고 한국식 유머가 몸에 벤 한국사람이어서 미국에 적응하고 영어가 유창해져도 완벽하게 동화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요즘 유행하는 '사모님' 유머에는 웃을 수 있지만 미국식 '조크'는 도무지 적응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한국에 돌아온 그는 몸은 힘들지만(나 원장은 9시까지 야간진료를 하고 있었다)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나 원장은 "불만하려면 한이 없고 즐겁고 웃을 게 없다 하지만 만족하려 하면 즐거울 수 있다"면서 "태어난 한국에서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번 에세이집은 의사 생활 동안의 경험담(1부)과 쉽게 풀어쓴 의학상식(2부), 그리고 나 원장의 전기(3부)로 구성돼 있다. 특히 1장 1편을 장식하고 있는 '이민병'은 보령의사수필문학상 입선작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과 한국에서 의사 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모은 글을 담아 책으로 펴내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글을 계속 써 책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는 오는 7일 병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