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익 대한의사협회장은 24일 의료법 개악 저지를 위해 치협 한의협과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치협과 한의협도 의사협회가 지적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의 주요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의료법 실무논의 과정에 의협이 참여하지 않으면 자신들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장 회장은 덧붙였다.
장 회장은 또 "개정안이 안고 있는 독소조항 가운데 절대로 수용할 수 없는 조항이 12개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 의료행위에서 투약이 삭제된 점, 간호사의 업무범위에 '간호진단'과 '건강증진 수행' 업무가 추가된 점, 의료인의 의무에 '10년마다 특별한 보수교육'을 이수토록 한 부분은 특히 의사들에게 가장 큰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조항"이라고 강조했다.
조제와 투약은 의사의 기본적인 역할인데도 이를 삭제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간호사의 업무에 간호진단 등을 추가한 것에 대해서도 의사의 진료를 도와주는 고유의 업무 범위에서 동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회장은 보수교육과 관련, "우리가 평상시 보수교육을 강화하고 미이수자나 점수미달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음에도 처벌하지 않았다"고 복지부를 비난하면서 "현행 보수교육을 강화하고 미이수자에 대해 1개월만 면허를 정지시켜도 문제는 간단히 끝난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이어 "(23일 회의에서)시도회장들이 나머지 조항들도 의사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할 정도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면허증반납 등 강수를 들고 나왔지만)아집을 부리지 않겠다"고 잘라 말하고 "(앞으로 논의과정에서) 수용하고 거부하는 문제는 반드시 회원들의 공감을 얻은 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법 개정을 전면 거부해야 한다는 일부 회원들의 요구에 대해서도 "의료법 개정은 지난 총회에서 회원들이 요구한 사항"이라고 전제하고 "개정 자체를 무효화시키자는 것은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장 회장은 이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개정안은 확정되지 않은 시안일 뿐이다.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대항하는 것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경만호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의료법개정특별위원장 후임을 금주내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내어 "의사협회 탄생 100주년을 1년 앞두고 의료계의 성숙한 발전을 위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료법 개정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기대에 반하여 개악 쪽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9만 전 회원들이 국민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의료법에 위배되지 않고 자긍심을 갖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정안이 나올 수 있도록 의사의료인이 주축이 되어 정부와 논의되기를 희망하며, 아울러 제2의 의약분업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