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의 방학 등으로 헌혈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의료기관들이 수혈용 혈액을 구하지 못해 비상이 걸리고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의료기관들은 대대적인 직원 헌혈운동을 통해 겨우 위기상황을 모면하고 있지만 피가 모자라 불가피하게 수술을 미루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서울의 모대학병원 관계자는 24일 “혈액 재고 가운데 무엇보다 적혈구농축액이 크게 부족한 상태”하면서 “현재 병원이 보유한 수혈용 혈액은 적정량의 10%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밝혔다.
이 병원은 최근 적십자 혈액원에서 공급하는 혈액이 적정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자 의료진과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운동에 참여해 현재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인 상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방학 등으로 헌혈이 크게 줄어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응급수술시 위험한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일례로 부산혈액원은 23일 현재 적혈구농축액이 1일 평균 소요량인 470유닛이지만 196유닛 밖에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보유목표량의 6%만 충족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혈액부족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인천중앙병원은 환자 수혈부족사태를 막기 위해 전직원의 혈액형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직원들이 즉시 헌혈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
이런 혈액부족현상은 다른 병원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의료기관들은 혈액부족으로 인해 응급수술이 아닐 경우 수술일정을 미루고 있으며, 심지어 개복수술 도중 수혈용 혈액이 부족해 중도에서 수술을 포기했다는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