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천500여만원, 보건지소 의사를 구합니다'
얼마 전 화성시는 동부보건지소 의사 채용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지방계약직공무원 채용시험 공고를 냈다.
대표적인 전문직 종사자로 꼽히는 의사가 과연 2천여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일하겠다고 나서는 이가 있을까.
실제 최근 채용접수를 마감한 화성시 측에 접수 현황을 확인한 결과 문의 전화는 단 한 건이 왔으며 서류를 제출한 의사는 단 한 명이었다.
화성시 인사위원회 한 관계자는 "보건지소 공보의가 부족해 의료진을 추가적으로 채용하려 했지만 예상대로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봉이 낮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계약직 공무원을 채용하는 것이므로 임금이 높을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다 보니 고연봉자인 의사를 채용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현재 화성시 보건소 동부보건지소에서 근무 중인 한 의사가 마지막 날 접수를 하면서 겨우 한 명을 채울 수 있었다.
뒤늦게 구직의사를 밝힌 김영수(가명·만61세)씨는 작년 개인의원을 접으면서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화성시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 후 여가생활을 즐기며 용돈벌이 정도를 할 수 있는 보건지소 의사는 그에게 적합한 직장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보건지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씨는 현재 계약직 나급(비전임)으로 연봉 2천여만원. 그나마 이번 채용공고를 통해 가급(비전임)으로 진급하면 연봉 2천5백여만원으로 월급이 상향 조정된다.
화성시 측은 2500만원의 저임금을 받고 의사들의 접수가 없을 것으로 예상, 김씨만이 접수할 것을 염두해두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접수마감 결과 기존에 근무 중인 의사 단 한 명이 접수등록을 마쳤기 때문에 오는 2월 중순 경 계약직 가급으로 진급하면서 임금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재 강서구의 김모 내과 개원의는 "아무리 보건지소 내 채용이라고 해도 전문직 종사자로서 2천5백여만원은 너무 낮은 것 같다"며 "현재 근무 중인 의사도 봉사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