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과천정부청사 앞 운동장에 모인 서울·인천 지역의 개원의들은 생각보다 많은 집회 대오를 보고 흠짓 놀라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의료법 개악저지 궐기대회는 오후 3시부터 본행사를 시작, 당초 예상보다 큰 규모의 집회 규모로 진행됐다.
오전 진료를 마치자 마자 직원들과 함께 과천으로 왔다는 관악구의 한 개원의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얼마나 모일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모인 것 같아 다행"이라며 "11일에도 참여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궐기대회가 이어진다고 해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궐기대회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던 부천시에서도 일부 임원이 참여해 운동장 한켠을 메웠다. 부천의 한 개원의는 "11일에도 참여하겠지만 첫 궐기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동참키로 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운 동료 의사들을 보니 힘이 난다"며 '부천시의사회'라고 적힌 깃발을 치켜 들었다.
일선에서 떠난 김방철 전 의협상근부회장도 이날 궐기대회에 동참, "의사들이 얼마나 이 짓을 해야 진료실을 명예롭게 지킬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의료법은 의사들에게는 헌법과 같은 존재이기에 자구 한자, 점 하나 잘못 찍는데 따라 시행령, 규칙으로 가면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8차 회의까지 했는데, 이제와서 여기까지 온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부산시의사회 박희두 회장도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한걸음에 달려와 자리를 함께했다.
박 회장은 "회원들도 의료법 개정에 대해 알고 있으며 어제 복지부가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분위기가 전격적으로 바뀌었다"며 "회원들도 마음이 동요해 11일 집회 때 부산만해도 1000명 정도는 참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궐기대회가 조용히 진행되는 가운데 갑자기 서울시의사회 좌훈정 홍보이사가 할복해 혈서를 쓰자 이 자리에 모인 개원의들은 "동료의사가 할복을 했다. 이대로 있을 수 없다"며 격분했다.
이어 서울시의사회 경만호 회장이 삭발식을 단행하자 궐기대회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를 지켜본 간호조무사협회 임정희 회장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또 궐기대회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단상에서 내려와 '의료악법'이라는 흰 천을 손으로 찢으며 의료법 개악안 철회를 강조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편, 당초 6일 궐기대회 개최를 기획했던 간호조무사협회 임정희 회장은 궐기대회를 마치고 "복지부 측과의 면담요청과 관련, 복지부 관계자가 조만간 복지부 유시민 장관과의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