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장동익 회장은 일부 시도의사회장과 집행부 몇몇에게만 사퇴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것도 '사퇴하겠다'고 직접적으로 거론한 것이라 아니라 "정말 못해먹겠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도의사회장은 "울분에 못이겨 한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시도의사회장도 "진짜로 물러나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헤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사퇴 배경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은 실제로 물러나겠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한다.
횡령혐의 고발 문제 의료법 개정 등 얽혀있는 현안문제와 관련해 내부의 세력들의 회장 흔들기에 마음의 동요를 일으켜 사퇴 카드를 뽑아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사퇴 발언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또 다시 불거진 횡령 고발 건이다.
개원의 A씨에 따르면 고검은 최근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중앙지검에 대해 재수사 명령을 내렸다. 특히 이원보 의협 감사 등 고발인측은 이 사건을 항고하면서 새로운 증거자료를 추가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일부 회원들의 찰거머리 작전에 울컥하는 심정으로 사퇴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실제 이원보 감사는 임시총회에서 불신임 문제가 부결되고 횡령혐의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회계부정 의혹 문제를 파고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능성은 낮지만 의료법 개정 문제도 한 원인일 수 있다. 이 문제는 현재 의협의 주장에 대해 복지부가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면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거짓말 하는 한쪽은 파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짐이다.
아울러 국회 법사위에 회부된 소아과 개명문제가 있다. 내과의사회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는 장 회장으로서는 내과의사회 회원들의 반발을 무릅써야 한다.
장 회장의 사퇴 발언 이후 의협 안팎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 전에 발언의 진위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회장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의협 한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오진암 사태로 불거진 불신임 문제를 잘 버텨냈고 큰 일(2.11궐기대회)까지 잘 치른 마당에 돌연 사퇴 발언이 나와 당황스럽다"며 "지금 가장 우선적인 것은 장동익 회장의 진짜 속마음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