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단행될 서울대병원 행정직 수장의 인사를 앞두고 직원들의 관심이 시계탑으로 모아지고 있다.
21일 서울대병원(원장 성상철)에 따르면, 이번달 임기만료되는 행정처장 인사는 올 한해 집행부의 경영진로와 변화속도를 엿볼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직 최고수장인 행정처장은 총무부와 원무부, 시설부 등 300여명을 총괄하는 자리로 의료진과 환자 및 병원간 유기적인 업무협조를 위한 외래수납과 입퇴원 예약, 보험심사, 노사문제, 식당운영 등 경영에 있어 '보이지 않은 손'으로 작용하는 핵심 보직이다.
과거 행정처장이 연배순의 순차적인 인사였다면 최근에는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조정 역할을 담당하는 경영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교수진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인사에 대한 직원들의 높은 관심은 새로운 행정처장 선출이 과장급과 계장급 등 모든 간부진의 연쇄이동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자리경쟁을 반증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거기다 지난해말 '뉴비전’선포로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던 서울대병원이 두 달이 넘도록 이렇다할 후속조치와 교직원의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어 행정수장 교체에 거는 경영진의 기대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김세원 현 행정처장(61)은 원만한 성격의 소유자로 무난하게 행정직을 아우르고 있으나 변화에는 더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게 주변인들의 평가이다.
차기 행정처장으로 회자되는 인물로는 김윤기 원무부장(57), 박영익 보라매병원 사무국장(55), 김창수 총무부장(56) 등으로 각기 다른 성격과 색깔을 지니고 있어 경영진의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장급 중 가장 연배가 높은 김윤기 부장은 합리적이면서도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안살림형 인물로 알려져 예우 차원에서 우선적인 승진이 점쳐지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어 원장 비서출신으로 복지과장과 총무부장을 거친 박영익 사무국장은 몇 년전 서울대병원 최장기 파업시 노사갈등을 견고하게 봉합시킨 실력자로 조직변화에 무게를 둔 개혁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늦게 승진한 김창수 총무부장은 경리과장 등을 거쳐 안정적이고 원만한 성격을 지닌 인사로 평가받는 보직자로 큰 부분의 맥을 짚어가며 세부업무을 하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오는 5월 서울대병원 원장직 재평가를 앞둔 성상철 원장이 행정처장 인사를 통해 현재와 같은 '느림의 미학'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속도경쟁'을 유도할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시계탑은 행정처장직 인사를 내심 결정하고 이번주 중 이사회의 서면동의를 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해당 인물에 대해서는 함구령이 떨어져 행정직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