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의사들이 댄스치료도 의사의 영역으로 확장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정신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비만클리닉 등 진료과목에서 관심을 보이며 댄스를 치료와 접목해 또 하나의 진료영역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강동구의사회 댄스동호회 모임에서 발전한 한국댄스치료학회는 지난 1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댄스치료학회는 이를 정신과 뿐만 아니라 정형외과와 이비인후과에도 접목, 관절운동과 청각이 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형감각을 길러주는 운동 등을 통해 치료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립총회에 참석한 세화 신경정신과 이재현 부원장은 정신분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서울아산병원의 댄스치료 사례를 통해 정신분열에 효과가 있음을 설명했다.
이 부원장은 "정신분열의 경우 약물치료만으로는 가벼운 잔여증상이 남는데 여기에 댄스치료를 접목함으로써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치료의 가능성을 소개했다.
반면 댄스치료협회 등 기존에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던 무용/동작치료사들은 "이제 의사가 무용치료까지 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의사들은 재미있다는 이유로 접근하지만 실제 무용치료는 단순히 스포츠댄스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창립총회에 발제자로 참석, 발제를 맡은 서울여자대학원 특수치료학과 이경희 교수는 "일단 오긴 왔는데 내가 있어서는 안될 자리인 것 같다"며 중간에 자리를 떴다.
이 교수는 "세계적으로 댄스테라피라는 영역이 존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도입되려는 시점에 의사들이 댄스치료를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주장한다면 앞으로 주도권을 두고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댄스테라피협회는 이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초 학회 측의 초청을 받았으나 이를 거절한 한국댄스테라피협회 류분순 회장은 "처음에는 몰랐는데 학회의 약자가 우리와 같은 KDTA(Korea dance terapy association)로 이는 향후 분쟁의 소지가 있어 참석할 수 없다고 학회 측에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현재 병원 내 댄스치료사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는 데 의사들이 왜 댄스치료에까지 관심을 갖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특히 학회에서 실시하는 왈츠, 차차차 등 스포츠댄스는 댄스치료라고 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댄스치료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댄스치료학회 이 사무총장은 "댄스치료라는 것 자체가 환자를 대상으로하는 '치료'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사면허가 있는 의사가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기존의 댄스치료는 정신과 등에서 적용됐지만 우리는 당뇨, 혈압 등 환자들에게 약물치료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으로 댄스를 접목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댄스치료협회는 KDMTA를 사용하고 있어 크게 문제될 것없다고 보고 점차 예방의료에 초점이 맞춰지다보면 댄스치료도 예방진료 차원에서 접목이 가능하다"며 "선의의 경쟁이 필요한 부분으로 보고 기회가 된다면 토론회 장에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