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45)씨. 백화점 세일 기간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쇼핑을 나섰지만 보기 싫게 튀어나온 엄지발가락 때문에 양귀비처럼 작고 아담한 발에 꼭 맞는 에나멜슈즈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여성 2명 중 1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인 무지외반증. 김 씨처럼 엄지발가락이 휘는 질환으로 예전에는 버선을 신어서 생겼다 해서 버선발 기형이라는 별명도 있다. 발에서 생기는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국내에 잠정 환자만 4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강남구 제일정형외과병원(병원장 신규철) 족부클리닉이 2004년 1월부터 3년간 무지외반증 수술을 받은 환자 192명을 조사한 결과 61%인 117명이 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전적인 이유보다 젊은 시절 하이힐을 자주 신어 후천적으로 발의 모양이 변했다는 응답이 73%인 140명으로 훨씬 많았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족부클리닉 이상준 과장은 “쇼핑을 한 후 발가락이 심하게 아프거나 엄지발가락이 아닌 다른 발가락에도 통증이 나타나면 발가락 변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므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장은 “2~3시간 정도 걷거나 4~5시간 서 있을 때 엄지발가락에 통증을 느끼거나, 2, 3번째 발가락도 같이 비뚤어질 때, 엄지발가락이 체중을 못 받아 요통·무릎통증 등 다른 증상이 동반될 경우, 보기에 너무 흉할 때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주로 튀어나온 뼈를 깎아 내는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뼈를 절제하고 굽은 쪽 반대 방향으로 뼈를 돌리는 절골술을 시행하고 있다. 약 20~30분 정도 걸리는 간단한 수술이며 재발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술 3일 후부터 특수신발을 신고 걷기 시작해 약 2~3개월 후부터는 평소 신던 신발을 신을 수 있다. 다만 하이힐과 같이 폭이 좁은 신발은 수술 후 약 6개월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제일정형외과병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