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 중단으로 경영적 어려움에 처한 동대문병원이 경쟁력 확보에 기반한 독자생존을 목표로 본격적인 자구책 마련에 돌입했다.
이대 동대문병원 연규월 원장(사진)은 8일 오후 메디칼타임즈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동대문병원에 경영적 위기가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핍경영을 통해 독자적 생존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대문병원은 현재 이화여대 재단이사회의 재정지원 중단 결정이 전해지면서 급여 및 고용 문제에 대한 교직원의 동요가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현안에 대한 노사 교섭이 추진중인 상태이다.
이날 연규월 원장은 “대학 재단에서 재정지원을 중단한 것을 무조건적으로 반대할 일이 아니라 지난 15년간 동대문병원이 기대온 온실속 환경을 과감하게 벗어던질 기회로 봐야 한다”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교직원을 중심으로 경쟁력 제고에 매진한다면 동대문병원의 저력으로 5년내 독립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연 원장은 “일부에서는 재단측의 재정중단을 ‘동대문병원 폐쇄’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현 상황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한 오판”이라고 전하고 “어느 대학병원에도 뒤지지 않은 교수진과 의료진 등 맨파워를 지닌 동대문병원의 저력을 간과하고 있다”며 원내에서 일고 있는 불안감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지적했다.
연 원장은 이어 “재단의 결정이 없었더라도 병원 예산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는 높은 인건비 문제를 구성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라며 “동대문병원이 지금까지 재단의 보호막에 둘러쌓여 있었다면 이제 홀로서기를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선, 동대문병원은 교수진 성과급제를 실시해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연규월 원장은 “몇 년전 목동병원 교수들의 반대로 물거품된 성과급제는 이제 서울대와 세브란스 등 주요 대학병원조차 살아남기 위한 조치로 시행하고 있는 제도”라고 전하고 “형식적인 인센티브 제공이 아니라 성과 상하간 엄격한 차이를 두어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나가겠다”며 병원 생존을 위한 교수진의 인식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특히 “이미 상당수 교수들은 병원 경쟁성 확보를 위한 변화에 동의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분위기”라며 “협상중인 노조측도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사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해 교직원의 참여을 기반에 둔 현안 타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규월 원장은 “오는 7월까지 원장직 임기가 남아있으나 동대문병원의 독자생존을 위한 방안이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자리를 내놓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재단이사회의 결정을 섭섭하게만 여길게 아니라 동대문병원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경쟁력 강화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연 원장은 “동대문병원은 긴 역사와 전통속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그때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며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막강한 교수들의 경쟁력을 토대로 상생하기 위한 경영법을 구사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재단의 지원 중단이라는 경영적 위기에 처한 동대문병원이 '능동적 변화'를 부르짖는 연규월 원장을 중심으로 600여명의 교직원이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