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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에서 진짜 의사가 됐어요"

근무 1년 연장...의사로서 보람 느끼게 해줘 감사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07-03-26 07:12:52
[특별기획]공보의를 찾아서 ③소록도병원 근무 장지웅 씨

전국의 어디라고 환자가 있으면 배치되는 공보의. 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찾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외지 혹은 열악한 환경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공보의를 찾아가 봄으로써 그들의 생활을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해볼까한다. <공보의를 찾아서>는 매주 월요일 연재된다. - 편집자주 -
진료실에서 장지웅 공보의.
"현재 한센병은 100%박멸할 수있는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인식은 1950년대에 머물러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네요."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1번지, 섬 전체가 하나의 병원인 이 곳에서 1년 째 한센병 환자를 보살피고 있는 장지웅(33)공보의는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미 의학기술의 발달로 진단이 내려진 뒤 장애가 남기전에 약만 먹으면 완쾌될 수 있는 질병이 된 지금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은 없어져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한센병에 대한 편견 없어지길"
재미있는 사실은 그 또한 한센병에 대한 편견이 낳은 피해자라는 것.

장 공보의는 "소록도에 근무한지 얼마안되서 맞선을 보기로 했는데 한센병환자를 진료한다는 사실에 취소됐다"며 웃지못할 비화를 털어놨다.

이 같은 일이 있었음에도 그는 1년만 채우면 옮길 수 있는 소록도 공보의직을 1년 더 연장했다.

일제시대에 소록도로 강제이주된 이후 외로움과 한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자꾸 눈에 밟혀서였다.

"잠깐 왔다가 스쳐가는 사람들한테 지친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어요. 1년 쯤 되니 이제 겨우 마음을 열었는데 도저히 모른 척 돌아설 수 없겠더라고요."

"소록도, 의사로서 보람느껴요"
그가 이처럼 소록도 사람들에게 애착을 느끼는 것은 그들과 함께 생애 첫 경험(?)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강동성심병원 안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장 공보의는 "약간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까지 의사생활을 하면서 소록도에서 처음 사망진단서를 끊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스스로 많이 성장했고, 의사의 길로 한 걸음 더 들어선 기분"이라고 했다.

소록도 풍경.
뿐만 아니라 소록도는 그에게 의사로서 가슴벅찬 보람을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한번은 왼쪽 눈은 실명하고 오른쪽 눈은 심각한 각막혼탁과 백내장으로 그나마 보던 빛 마져 볼 수 없는 상태에 이른 한 여든살의 할머니가 그에게 수술을 해달라며 찾아왔다.

장 공보의는 차라리 섬 밖에 있는 큰 병원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다른 병원에서는 수술을 못한다고 했다"며 한사코 그에게 수술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는 결국 그 할머니 눈을 수술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지만 수술 후 일주일간 0.1시력을 보였던 할머니는 점점 다시 시력을 낮아졌다.

"할머니는 잠깐이었지만 사람들 얼굴도 보고 색깔도 알아볼 수 있었던 지난 일주일이 너무 행복했다며 자꾸 고맙다고 하시는데 가슴벅찬 보람과 함께 나보다 더 훌륭한 의사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슴이 뭉클해지더라고요."

"낮에는 진료 밤에는 책읽으며 지내요"
이렇게 환자를 보는 시간외에는 도시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자연을 느끼며 시간을 보낸다. 또 그동안 미뤘던 공부도 지루한 섬 생활을 이기는 방법이다.

가끔씩 동료 공보의들과 주변 섬을 돌며 좋은 추억이 될 만한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그를 찾아온 부모님, 친구들에게 섬을 안내하는 것도 즐거울 일과 중 하나다.

그는 소록도에 지원한 사실을 듣고 눈물을 보이셨던 어머니도 섬에 와보고는 마음이 누그러지실 정도로 소록도는 아름다운 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소록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서 자원봉사 해볼 것을 권했다.

* 장지웅 공보의가 소개하는 소록도 현재 환자 700여명, 직원 150여명으로 섬 전체가 하나의 병원이다. 이중 공보의는 5명이며 한센병환자를 강제이주 시키기 위한 섬이기 때문에 원주민은 단 한명도 없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아침에 들어왔다가 저녁때면 모두 나가야하며 숙박을 할 수 없다. 소록도병원은 150병상이며 환자 즉 섬 전체 인구는 시간이 흐르면서 사망함에 따라 점차 줄고 있다. 섬 인구 평균 연령은 73세, 대부분 80~90세 노인. 낮에는 경관이 아름다우나 밤이되면 건물도 없고 가로등도 몇개 없어 으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록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는 전남 고흥 녹동으로 배로 10분이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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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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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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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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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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